[全人大 이후의 중국] (上) 뉴리더들의 부상‥ 경제정책 누가 이끄나

후진타오 지도부가 이번 전인대(全人大)에서 채택한 경제정책의 골간은 '조화 속 성장'이다. 무리한 성장보다는 분배와 균형을 강조했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투자과열,부동산시장 거품,위안(元)가치의 안정관리,에너지 부족 등 무리한 성장으로 야기된 여러 문제를 치유하겠다는 뜻이다. 점점 꼬여가는 경제문제를 풀어야 할 최고 정점의 정책 입안자는 역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다. 그 밑에 황쥐(금융) 정페이옌(공업) 우이(통상) 후이랑위(농업) 등 4명의 부총리가 원 총리의 경제정책을 나눠 담당하고 았다. 부총리 아래에는 경제관련 각 국무위원이 실무를 챙기고 있다. 이는 표면상의 경제정책 라인업이다. 중국 거시경제를 실제로 재단하고,대외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인물은 두 명으로 압축된다. 국가발전계획위의 마카이(馬凱) 주임과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그들이다. '거시경제 방향을 알려면 마카이 보고서를 보고,대외경제정책을 보려면 저우샤오촨의 입을 주목하라'라는 얘기가 나온다. 마카이 주임은 베이징의 인민(人民)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관직생활을 해온 '국내파' 관료다. 베이징 시정부와 중앙정부에서 물가관리 등 거시경제 분야를 담당해왔다. 마 주임이 재단할 중국경제 방향은 이번 전인대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그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긴축완화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과열투자 해소,토지분배,빈부격차 해소 등의 정책이 모두 마카이 주임의 경제관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다. 저우 행장은 서방국가의 런민비(人民幣) 평가절상 압박으로부터 '런민비를 지키는 파수꾼'.위안화 평가절상이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그는 '중국의 그린스펀'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미국 유학 박사이기도 한 저우 행장은 체제개혁위원회,대외경제무역합작부 등을 거쳐 지난 91년 금융계로 자리를 바꾼 후 줄곧 금융개혁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저우 행장은 런민비 평가절상에 대해 '서방의 압력에 의한 절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환율시스템 개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립서비스로 서방을 달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주목해야 할 경제 관료로는 '태자당'이라는 정치 후광을 입고 랴오닝(遼寧)성장에서 상무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보시라이(薄時來),국유자산 및 국유기업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리롱룽(李榮融)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나라 살림을 맡고 있는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IT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왕쉬둥(王旭東) 신식산업부장 등이다. 4명의 부총리가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기술관료 출신들이라면 이들 국무원 부장급 인사들은 전반적으로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지식인으로 분류된다. 이는 경제정책이 이데올로기의 틀을 벗어나 더욱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잡혀질 것임을 뜻한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