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출신 잇달아 은행에 '낙하산'

은행 주총시즌을 맞아 금융감독원의 전·현직 간부들이 줄지어 시중은행의 감사 등 임원으로 옮기고 있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정재삼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민원처리실장을 최근 신설한 임원급 자리인 검사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외환은행도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명희 금감원 국제협력실장을 감사위원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그동안 상근 감사위원을 두지 않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로 운영했으나 이번에는 최명희 실장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희 상근 감사의 후임으로 이길영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국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허병준 금감원 검사지원국 파견감독관을 신임 감사로 내정하고 오는 25일 주총에서 선임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의 구조개혁기획단 제3심의관과 기업구조조정 정책팀장을 역임한 서근우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오는 28일 주총에서 부행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5명 외에도 현재 은행권에는 7명의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감사자리를 맡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감독기관에 대한 로비스트가 필요한 은행과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는 금감원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금감원 간부들이 퇴직 후 곧바로 감독대상 기관으로 옮기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감원 인사가 내려간다고 특정 금융회사를 잘 봐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