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자기계발 교육 3개월] 양주 불무리 부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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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능력시험(JPT)이 이제 한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군대에 와서 어학 시험을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육군 제26사단 정보통신대대 최대규 상병)
지난 15일 경기도 양주 육군 '불무리 부대'에 설치된 인터넷 학습장.단정한 군복차림의 병사들이 최신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통한 어학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최 상병은 "다음달 17일 치러지는 JPT를 보기 위해 다른 병사 15명과 함께 인터넷으로 시험 접수를 마쳤다"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일본어 실력을 갖춰 사회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불무리 부대 병사들이 이 같은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이 부대가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육군본부가 시행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군 자기계발 교육사업'의 시범부대로 선정된 덕분.
불무리 부대는 지난해 말 준비작업을 마무리하고 올 1월1일부터 병사 2백42명이 참여하는 시범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 교육사업에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과정 △제과·제빵 기능사,유통관리사,컴퓨터 활용능력,7급·9급 행정직 공무원 등 각종 자격시험 △경영마인드 프로그램 등 경영아카데미 △인성,비즈니스 교양과 같은 교양문화교실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병사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부대 이율동 소령(정훈공보참모)은 "혹한기 각종 훈련에도 불구하고 올 1월1일 교육이 시작될 당시 병사들이 스스로 선택했던 학습 목표의 달성 정도가 지난 70여일간 80%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평일 일과 후 자유시간과 주말 시간에만 인터넷 학습장을 활용할 수 있어 학습장 이용 경쟁률이 평균 4 대 1을 넘는다"고 전했다.
조한솔 상병은 "지난달 컴퓨터 활용능력 1차 필기시험을 치렀고 지금은 2차 실기시험을 준비 중"이라며 "군 생활 동안 개인적인 학습 목표를 세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뿌듯하다"고 웃었다.
시범 교육사업에는 불무리 부대의 기보대대 포병대대 정보통신대대 등 3개 대대가 참여하고 있다.
시범 교육사업의 결과가 향후 전 군을 대상으로 한 군 자기계발 교육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들 3개 대대는 학습장 이용시간대,교육 프로그램,일상 업무와의 연계정도 등의 조건을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를 조기에 발굴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불무리 부대 정보통신대대장 민운기 중령은 "대대별로 조건은 다소 다르지만 병사들의 만족도는 평균 90%를 넘는다"며 "교육사업이 병사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고 있어 일상적인 훈련과 군 생활에서도 병사들의 사기가 높다"고 전했다.
양주=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