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장도 투기 의혹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의 부인과 아들이 농지를 사들이기 위해 주민등록을 위장 전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발간된 월간 신동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의 부인 신모씨(66)는 1982년 6월29일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오산리 논 8백7㎡과 밭 2천2백40㎡ 등의 농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주민등록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신씨는 농지 매입 한달여 전인 5월22일 주민등록지를 서울 압구정동 H아파트에서 농지 인근 오산리 189로 옮겼다가 농지 취득 10여일 뒤인 7월9일 다시 서울 압구정동 H아파트로 이전했다. 최 위원장의 장남(당시 16세)도 지난 82년 5월22일 신씨와 함께 용인시 오산리 189로 주민등록을 옮겨 이 일대 임야 1만5천6백81㎡를 취득한 뒤 7월9일 서울 압구정동으로 다시 주민등록지을 이전했다. 82년 당시 농지개혁법에 따르면 농지 인근에 실제 거주해야 농지를 취득할 수 있었다. 신동아는 그러나 "현지 확인 결과 오산리 189는 건물이 들어선 적이 없는 야산 중턱(임야)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 가족이 취득한 땅은 국도와 인접하고 있으며 부근에 산업시설,건축물이 들어서는 등 개발이 이뤄지면서 80년대 초보다 땅값이 크게 뛴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 재산등록 자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70년대부터 2002년까지 본인 및 부인,장남 명의로 서울 강남·서초·강동구,경기도 용인시,제주도 제주시 등에서 모두 19곳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위원장이 신고한 재산(63억6천3백만원) 가운데 부동산 총액은 54억9천6백만원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용인 농지와 임야는 6억2천40만원으로 신고됐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명 자료를 내고 "개성이 고향인 실향민으로 용인 토지는 선영으로 쓰기 위해 구입했고,임야 주변에 붙은 농지는 당시 땅 주인이 이사를 간다며 일괄 매입을 원해 할 수 없이 사들였다"며 투기의혹을 부인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