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재테크전망] (기고) 환율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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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세자리 숫자의 환율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러기 아빠"들은 환율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같은 한국 돈으로 예전보다 더 많은 달러를 자녀들에게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러기 아빠들의 이런 즐거움은 계속될 수 있을까?환율이 더 떨어질 때까지 해외송금을 미루는 게 좋을까,아니면 지금처럼 환율이 낮을 때 되도록이면 많은 돈을 보내놓는 게 좋을까?그 답은 환율전망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환율예상=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을 미국에서 찾는다.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경제와 부시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재정수지 적자,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미국 정부는 사실상 달러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원화는 물론 엔화 유로화 등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환율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늘어나느냐,줄어드느냐에 달려있다.
지금의 환율하락이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것이기에 적자폭이 줄어들지 않으면 반전이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은 5백83억달러로 작년 12월 5백57억달러에 비해 4.67% 증가했다.
당분간은 환율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환전을 가급적 미루는 게 유리하다.
등록금 등 꼭 필요한 자금만 우선 보내고 생활비 등 나머지 자금은 환율이 더 떨어질 때까지 송금을 늦추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그렇다고 환율이 마냥 하락할 것이라고만 생각해선 안된다.
갑자기 상황이 돌변해서 급등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북한이 핵무기 제조와 보유를 공식 선언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다.
다행히 북핵문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재료의 성격상 한번 이슈화가 되면 환율 상승의 폭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 있으므로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될 것이다.
◆외화예금을 이용하는 방법=환율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천수답에 농사짓는 농민처럼 마냥 비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
외화예금을 활용하는 것도 그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정한 시차를 두고 분산환전해 외화예금에 입금한다면 환율 급등에 따른 충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외화예금은 환율변동 위험을 줄이는 효과 뿐 아니라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 여행이나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은 쓰고 남은 외화 현찰을 외화예금에 넣어뒀다가 다음 번 출국할 때 통장에서 현찰로 찾을 경우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다.
◆적립식외화예금 유리=외화예금도 원화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과 정기예금,적립식 예금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흔히들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예금을 많이 이용하지만 이자가 낮다는 단점이 있어 썩 좋은 수단은 아니다.
적립식외화예금은 중도 인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부 인출이 허용하더라도 이자에 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불편한 점을 개선해 기러기 아빠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적립식 외화예금이 판매되고 있다.
적립식 외화예금에 가입할 때는 자유 적립이 가능한지,만기 전에 일부 인출을 할 수 있는지,중도 인출 시 정상이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모두 확인하는 게 좋다.
권성호 외환은행 도곡역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