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고수들의 '골프이야기'] "뜻대로 안되는 것이 골프의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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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변호사는 지난 84년 장인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시절이라 경제적 여유가 없어 골프연습장에는 한달 나가다 말았지만 이미 골프 재미에 푹 빠진 상태였다.
이후 연습장 캐디에게서 얻은 볼 1백20개를 들고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연습했다.
그러던 중 골프연습장 사장을 찾아가 "골프가 너무 좋은데 돈이 없어 골프연습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사장은 "돈은 내고 싶은 만큼만 내고 다녀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장에서 임진한 봉태하 김학서 프로들과 교분을 쌓았고,봉 프로는 자신의 둘째 여동생과 결혼까지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라운드를 시작한 건 변호사 개업을 한 87년.라운드 전 연습기간이 길어서인지 그해말 바로 '싱글' 스코어를 냈다.
소 변호사는 골프를 잘 치는 비결로 '집중력'을 들었다.
"한 골프친구가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1.5m 퍼팅이 남았을 때 이를 누구에게 맡기겠느냐고 한다면 나를 택하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는 내기를 거의 안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내기를 하면 흔들릴 것이라고 해서 내기를 해봤지만 소 변호사는 오히려 더 좋은 스코어를 냈다.
물론 그도 고민을 많이 했다.
"매일 연습하는데 왜 이리 뜻대로 안되나 싶어 클럽을 내동댕이치고 싶은 적이 많았지요. 하지만 그게 골프가 나를 붙잡아두는 마력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안되면 괴로워도 참고 기다려야 하잖아요."
그는 입문 후 지금까지 하루도 연습을 거른 적이 없다.
"커피만 한 잔 마시고 오더라도 연습장엔 꼭 갑니다. 그곳에 가는 것은 내 생활의 바로미터입니다."
소 변호사는 골프스윙에서 딱 세가지를 지킨다고 한다.
"첫째 임팩트 순간에 왼팔이 펴져 있도록 하고,둘째 머리가 볼보다 뒤에 오게 하고,셋째 몸이 어드레스한 양발 사이에서 움직이도록 합니다." 소 변호사는 93년부터 골프칼럼을 써왔다.
최근 '퍼스트 라운드'라는 책을 펴냈는데 그동안 칼럼을 모아 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새롭게 꾸몄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