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만점 '디자인숍' 뜬다

"2만원짜리 노트요? 그렇게 비싸단 생각 안해요. 제가 예쁜 거에 좀 미치거든요." 직장인 서미현씨(28)는 사무 용품이나 생활 용품,친구 결혼 선물을 마련하는 곳이 따로 있다. 서씨의 단골 매장은 이른바 '디자인숍'.노트 하나 2만원,머그컵 하나가 3만원을 호가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밖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물건들을 사 모으다 보면 세상을 다 얻은 듯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서씨처럼 개성있는 젊은이들이 찾는 '디자인숍'이 뜨고 있다. 디자인숍은 '나만의 물건'을 갖고 싶은 젊은층을 겨냥,사무용품 인테리어용품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의 제품을 국내외 업체로부터 매입해 파는 매장이다. 선물용품을 파는 기존의 팬시점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10대 학생이 아닌 20∼30대를 타깃으로 하고,다양한 품목을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고가라는 점에서 다르다. 근래 들어 8백평이 넘는 대형 매장을 내거나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하는 등 이들 매장이 확산되고 있다. 'Kosney(코즈니)'는 '토털 라이프 스타일 숍'을 표방한 대표적인 디자인숍으로,침구 가구 등 생활 용품부터 팬시류 서적 음반까지 젊은층이 관심있는 상품군을 총 망라해 판매하는 매장.지난 1999년 압구정동에 매장을 연 이후 작년엔 매출 2백억원을 기록했다. 코엑스점은 일평균 방문객이 5천명을 기록할 정도다. 코즈니는 오는 4월 말께 명동 아바타 건물 2개층 8백여평에 대형 매장을 낼 예정이다. 온라인몰에서 마니아를 확보,연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dcx(디자인콤플렉스)' '1300k(천삼백케이)' 등은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하다. 디자인벤처회사인 ㈜윤디자인연구소가 운영하는 dcx는 지난해 11월부터 강남 신촌 등에 잇따라 매장을 7군데 오픈했다. 1300k도 지난해에만 10여개의 매장을 오픈했고,올해도 20여개의 점포를 열 예정.또 이들 매장은 집객 효과가 높다는 장점 때문에 숍인숍 입점도 활발하다. dcx는 올 4월 H할인점 내 홈데코 매장에 입점을,1300k는 패스트푸드점 내 입점을 검토 중이다. 디자인숍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취급 제품이 개성과 감각을 중시하는 젊은층에 어필하기 때문. 업체들은 기존 시장 제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는 바이어들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코즈니 관계자는 "화려하고 재미있는 매장을 실컷 둘러보고 소품 한 두가지를 사면 마치 '그 분위기를 그대로 사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이같은 자기 만족적인 느낌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dcx 이성실 이사는 "사치품 성격이 있어 큰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향후 4∼5배 이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