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소버린의 오판...LG,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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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최근 외국계펀드인 소버린이 대거 매집한 LG와 LG전자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와 함께 얘기나눠 봅니다.
SK를 통해 천문학적인 투자수익을 내고 있는 소버린이 LG와 LG전자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기자]
소버린이 LG 지분 7%, LG전자 지분 7.2%의 매집을 마무리한 것이 지난달 24일이니까
오늘로 꼭 한달째가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난 한달간 성적표는 좋지 않습니다.
소버린이 7%를 확보하고 있는 LG는 2만9천원에서 2만3천원대로 20% 이상 급락했고 7.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LG전자는 한달전 8만원에서 현재 6만5-6천원대로 이또한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들 두회사에 9,750억원을 쏟아부은 소버린은 한달만에 2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LG전자와 LG의 지분구조가 이미 정비돼 있는데다 LG전자의 주가가 휴대폰에 대한 기대로 당시 이미 상당히 올라 있었다는 점에서 소버린의 투자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2]
두 회사의 주가를 분석해 봅시다.먼저 LG전자 어떻습니까?
[기자]
LG전자의 주가는 지난 2월21일 8만원에서 현재 6만5-6천원대로 한달만에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대형주로서 이정도 낙폭이면 급락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주가급락의 결정적인 원인은 1분기 실적쇼크입니다.
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는 1/4분기에 덩치가 큰 에어컨의 수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한해를 두고 봤을때 통상 1/4분기 실적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이번 1/4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200억원-2,5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해 1/4분기 4,100억원에 비해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시장은 쇼크에 가깝다는 반응입니다.
[앵커3]
실적부진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자]
실적부진의 원인은 환율하락과 휴대폰의 부진입니다.
LG전자는 반도체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가전부분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가전부분의 기여도는 매출의 경우 25%, 영업이익의 경우 35%인데 1/4분기 에어컨 수출이라는 특수가 있는 시기에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것입니다.
또한 LG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한 휴대폰사업도 당초 기대보다 부진하면서 신규투자에따른 비용만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외국인들은 지난해말부터 꾸준히 지분을 내다팔고 있으며 실적부진이 가시화된 이달부터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42%였던 외국인지분은 현재 37%까지 떨어졌고 이 기간동안 소버린이 지분 7%를 사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그동안 12%의 지분을 팔아치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4]
앞으로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영업실적의 터닝포인트, 즉 회복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2/4분기 영업이익은 3천억원 상당으로 1/4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되겠지만 1/4분기 자체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환율하락이 지속된다고 봤을때 LG전자 수익의 키를 잡고 있는 가전부문의 수출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를 상쇄해줄 휴대폰 부문도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잡을수 없는 상태라는 진단입니다.
다만 지난 한달간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진 만큼 가격메리트 정도만을 거론하는 수준입니다.
[앵커4]
LG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LG는 LG전자와 LG텔레콤, LG화학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입니다.
따라서 자체적인 수익이 아닌 자회사의 수익에 의존하고 있고 따라서 주가흐름 또한 자회사의 주가와 맥을 같이 합니다.
물론 지분율이 34%를 넘어서는 LG전자가 LG의 가장 큰 수익원이기 때문에 LG의 주가는 LG전자와 그 방향성을 같이 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 LG의 주가 또한 한달전 2만9천원에서 현재 2만4천원 아래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LG전자의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한 LG의 주가상승도 어렵다고 할수 있습니다.
더욱이 소버린의 존재도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투자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지만 오는 29일부터는 개정 증권거래법에따라 5%이상 지분 보유자는 투자목적이 경영참여인지 단순투자인지를 적시해야 하고 경영참여라고 밝힌 경우 자금출처와 자금조성 경위까지 상세히 보고해야 합니다.
소버린이 LG와 LG전자에 대해 경영간섭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실체까지 드러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소버린이 이같은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LG와 LG전자의 지분을 유지할지 아니면 또다른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5]
지금까지 얘기대로하면 "소버린이 움직이면 주가는 오른다" 라는 일명 소버린 효과가 LG와 LG전자에는 해당되지 않는 셈입니다.
혹 소버린의 매입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투자하지 않았는지 걱정됩니다.
[기자]
소버린이 투자하기 전인 지난 1월과 소버린이 기자회견을 가진 지난달 21일부터 한달간의 매수현황을 거래량을 기준으로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 우려했던 대로 소버린의 투자 발표이후 개인들의 투자가 활발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LG전자를 기준으로 개인의 거래비중은 34%에서 52%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47%에서 30%로 줄어 외국인 매도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가져갔음을 알수 있습니다.
기관의 경우도 16%에서 14%로 다소 줄었습니다.
즉 자체 정보력과 분석력이 있는 외국인과 기관은 LG전자의 실적악화를 예측하고 투자비중을 줄인 반면 개인투자자는 소버린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금까지 마켓포커스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