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한국증시 저평가는 기업 깎아내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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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4일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는 기업 투명성이나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된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한국기업을 폄하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조찬모임에 참석, '한국경제 성장동력과 글로벌기업의 신경영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비자본주의적 요소가 너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UBS증권의 자료를 인용,올 2월 기준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1배로 인도네시아(11.8배)보다도 낮다고 지적한 뒤 "한국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인도네시아 기업들보다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인들은 CEO(최고경영자)가 아닌 CFO(최고재무책임자)적 사고로 기업을 경영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대폭 개선됐고 투명성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우려될 정도로 주주 중심 경영풍토가 확산됐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데 실패한 기업을 일방적으로 매도만 하면 누가 기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기업을 따뜻하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원화강세 등으로 일부 헤지펀드들이 떠나면서 한국증시가 일시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나 갈 곳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성장은 경기순환이 아닌 구조적 변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인구,상품,노동력,저축 등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시장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개인들의 직접투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며 장기 간접투자가 증시의 주된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