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제약많은 독도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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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새벽 울릉도 저동 선착장.
독도를 가겠다는 일념으로 23일부터 4일째 대기하고 있던 1백여명의 독도관광객들은 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도 '파도가 높아 독도접안이 불가능하다'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루함도 지루함이지만 '독도관광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푸념이 터져나왔다.
문화재청이 지난 23일 일반인들에게 독도 입도를 허가한다고 발표하자 국민들은 '이제는 누구나 독도를 관광할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즉흥적으로 발표된 '독도입도 완화조치’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탓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독도 접안이 가능한 날은 1년에 40일 정도다.
하루 1백40명이 입도배정을 받는다면 독도를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1년에 5천6백여명에 불과하다.
기상여건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지금으로선 관광객이 독도를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방법도 거의 없다는게 더 큰 문제다.
울릉군청을 대신해 독도입도신고를 받고 있는 독도유람선 삼봉호측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자신들의 배를 입도관광 목적에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입도에 시간을 허비할 경우 하루 두차례 운항이 어려워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래서 선사측은 관광객을 독도에 30분간만 머물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선착장에서 정상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30분이란 겨우 사진 한장 찍을 만한 시간이다.
대신 선사측은 제대로 된 입도관광을 원할 경우 1회 용선에 1천만원에 달하는 배를 70명의 관광객이 공동임대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독도관광이 일본제 선박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웃지 못할 현실이다.
현재 독도 입도 관광객은 삼봉호를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배는 17년전 일본선사에 의해 제작된 유람선이다.
독도사태는 우리 영토에 관한 문제다.
전시행정이나 지나친 상업논리가 끼어들어선 곤란하다.
이번 정부의 독도입도완화조치에 의해 국민들의 순수한 애국심이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울릉도=장유택 문화부기자?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