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原電건설 장기표류 안된다

이준웅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향후 2년 이내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3∼5년 안에 1백∼1백50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10억 인구의 인도나 15억 인구의 중국 등 소위 BRICS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원유 현물시장에서 투기가 조장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너지수요의 97% 이상과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고유가 환경으로 인해 경제에 큰 주름이 갈 것으로 우려된다.한국은 이러한 에너지 환경여건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미래지향적 에너지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이와함께 에너지 자립 없이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계속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석유 사용의 비중을 점차 낮춰 가고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국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안에서 알 수 있다. 첫째, 원자력은 우리 에너지 자립의 기본이다. 2002년 12월 현재 세계 32개국에서 4백41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 발전량은 18기 1천4백89만kW로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및 러시아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어 원전강대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장래 닥칠 수 있는 석유 파동이나 에너지 무기화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이다. 70년대부터 건설된 원자력 발전은 현재 우리나라 총 발전량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둘째, 지구는 대기 수질 토양 및 해양 오염 등으로 자연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등 오염가스 배출로 지구 온난화는 점점 더 심화돼가고 있다.우리의 경우 소비에너지 중 화석 연료의 비중이 85% 정도로 높아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세계 1위로 심각하다. 따라서 화석 연료 사용 비중을 줄여 나가고 청정 에너지인 원자력에너지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중 원자력 발전은 가장 친환경적인 청정 에너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원자력발전소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며 안전하고 고도기술을 선도하는 종합 기술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개발한 한국표준형 원전은 북한과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넷째,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을 한번 장전하면 약 20개월 동안 연료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며 화석연료에 비해 에너지 수송과 저장이 간편하고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초기 건설비는 비싸지만 40년 이상 장기간 운전할 수 있어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2년여동안 표류하다 지난 1월 실시계획이 승인돼 공사가 진행중인 신고리 1,2호기와 같이 신월성 1,2호기 실시계획 승인을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늦어지는 사이에 원자력 관련 기업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존립 위기에까지 내몰려 있다. 약 5조원이 투자되는 신월성 1,2호기 공사가 장기간 표류함으로써 추가되는 비용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계획대로 원전공사를 착수해 국민부담을 줄이고 고유가 에너지 정책에 대비해야 함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또 정부는 작년말 수립된 제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고리 3,4호기 등 후속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환경문제에 대해선 장기적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여론과 사회적인 합의를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환경 단체나 주민들의 특정 여론에 결코 좌지우지돼선 안된다. 지속적이고 결단력 있는 투자를 계속해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joonung@daisy.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