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세일' 스펨메일 조심..출처 불분명…반품 어렵고 유사품 많아

회사원 서주희씨(27)는 요즘 상품구매 메일을 지우는 데 하루에 10분 이상 걸린다. '명품핸드백 70%세일''은나노 연수기 9천원''최신유행 선글라스 2개 9천9백원' 등등.호기심이 생겨 몇 번 열어보기도 했지만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믿어야 할지 몰라 요즘은 대부분 그냥 지운다. e메일을 통한 '스팸세일'이 극성이다. 31일부터 수신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옵트인제도가 시행되면서 광고성 정보가 개인 e메일로 집중되고 있다. 스팸세일품목은 지갑·핸드백세트에서 선글라스,차량용 안마기,공구세트,화장품,아동화까지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파격적인 가격에다 후불제를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스팸세일은 한결같이 현재 홈쇼핑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판매가는 홈쇼핑 등보다 70∼80%까지 싸다. 최근 e메일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스팸세일품목 중 '발렌티노모리스' 지갑핸드백세트가 눈길을 끈다. 이 브랜드 일부 제품은 GS이숍 등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다. 여성용 지갑세트의 인터넷쇼핑몰 판매가는 6만원대.하지만 스팸판매자는 이 제품 가격을 3만7천원에 제시하고 있다. GS이숍 구매담당자는 "화상으로 진품여부를 구별하는 게 힘들지만 국내 제조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팸세일품목 중 에바스화장품 11종세트의 판매가는 3만9천8백원.명시된 소비자가격(19만8천원)을 기준으로 할 때 무려 80%가 할인된 것이다. 이 제품을 구입하면 목걸이 귀걸이 등 주얼리 2종세트가 사은품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광고만 믿고 이들 제품을 구입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스팸세일은 판매자 출처가 불분명하다. 전화를 비롯 판매자 정보는 없다. 이들 판매자는 중소 제조업체의 재고품을 대량 반입,판매하는 도매상(밴더)이거나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세일을 대행해주는 사람들이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에는 스팸세일로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피해사례 중에는 반품불가와 제품하자 등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팸세일이 후불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제3자인 택배사 직원을 상대로 제품하자를 지적하고,제품을 되돌려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보원에 피해를 접수한 박모씨(37)는 "제품이 사진과 달리 조잡해 반품하려다 택배사 직원과 실랑이만 벌였고 할 수 없이 제품을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판매자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애프터서비스를 비롯 제품하자 등으로 인한 모든 책임도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스팸세일 품목이 대부분 홈쇼핑 인터넷쇼핑몰의 판매제품이라고 광고하지만 유사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유통단계가 뻔한데 정상제품을 쇼핑몰보다 70% 이상 싸게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파크에서 팔고 있다고 주장하는 제품을 조사해 보면 대부분 가짜이거나 유사제품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후불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매단계에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소보원은 제품을 구매할 때는 판매자와 반품여부 등을 신중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