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키운다 ‥ 퇴출·벤처기업 감사의견 관계없이 진입

거래소 코스닥 등 정규시장 퇴출 기업과 벤처기업은 감사 의견에 제한 없이 제3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제3시장 관리·운영기관인 증권업협회는 3일 정부의 벤처 활성화 방침에 맞춰 제3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으로 '장외주식의 호가 중개에 관한 규칙'을 개정,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이나 거래소 및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은 감사 의견이 '적정'이나 '한정'이 아니더라도 제3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부적정 △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등의 판정을 받은 기업은 제3시장에 들어올 수 없었다. 협회는 또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하반기부터 제3시장의 벤처기업 소액주주에 한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주식 양도소득세가 없지만 제3시장의 경우 대기업 주주는 양도차익의 20%,중소기업 주주는 10%를 양도소득세로 내고 있다. 또 일반기업부와 정규시장 퇴출 종목이 속한 정규시장 이관부로 돼 있는 기업 구분도 벤처기업부와 일반기업부로 개편키로 했다. 시장 명칭도 공모 등을 통해 바꿀 계획이다. 그동안 하위·열등 시장으로 인식돼 온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네이밍 전문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제3시장 제도 설명회 개최,유치전담반 가동 등을 통해 우량한 비상장기업 유치활동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제3시장 진입 기업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제3시장을 건전한 투자시장으로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 제3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거래 방식과 거래세 문제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3시장은 현재 거래소나 코스닥과는 달리 매도자와 매수자간 수량과 가격이 정확히 일치해야 매매 거래가 체결되는 상대매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거래세도 0.5%로 정규 시장의 0.3%에 비해 높다. 지난 3월말 현재 제3시장 지정업체수는 63개사,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천6백80만원에 불과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