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인도시장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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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며 관계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15년을 목표로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는데 이어 원자바오 총리가 양국 수교 55주년에 맞춰 9일 방문하는 등 한동안 껄끄러웠던 인도와의 거리를 급속히 좁히는 분위기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번 인도 방문에서 양국간 국경분쟁 해결과 경제 통상 문화 등의 협력관계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델리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양국간 관계개선 무드를 타고 전자 통신 등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기업의 인도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기업의 인도 진출은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적지않은 위협을 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중국기업의 인도 진출 러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통신 가전 등 중국 업체들은 인도를 글로벌 전략의 전초기지로 설정,시장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올해 말 생산을 목표로 인도에 연산 60만대 규모의 컬러TV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이얼은 이미 인도 현지 업체를 통해 월 2만대의 컬러TV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종합 가전·통신업체인 TCL은 인도에 7개의 현지 제휴공장 및 20개의 유통법인을 설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CL은 지난 1월 '3년 안에 인도에서 TCL브랜드를 LG 삼성 소니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내용의 인도시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회사 이춘위 해외사업본부장은 "현재 판매량 증가추이로 볼때 3년 안에 한국 일본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체인 중싱은 지난달 인도 아틀라스사와 공동으로 2천만달러를 투자,광대역 통신설비 업체를 설립키로 했다. 또 지난 99년 인도에 진출해 통신시장 기반을 닦은 화웨이 역시 작년 말 3천6백만달러를 투자,BSNL사와 공동으로 통신서비스 업체를 설립했다. 중싱은 이미 중국 국영통신설비 조달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화웨이는 모두 1백만대 이상의 GSM 및 CDMA 통신시스템을 공급했다.
◆중국·인도 FTA 움직임
작년 10월 중국 탕자쉬엔 국무위원이 인도에 FTA체결을 공식 제의한 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도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FTA 논의를 위한 고위급 협상팀이 이미 발족돼 중국과 인도에서 회의를 갖고 있다"며 "양국 FTA 논의는 이미 실질적인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를 아세안에 이은 두 번째 FTA 대상국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가 FTA를 체결할 경우 세계 인구의 약 40%(23억),1조7천억달러의 경제규모를 가진 자유무역권이 등장하게 된다. 특히 양국은 미래 아시아경제의 잠재적인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