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업계 지각변동..'1조원 모태펀드' 다산벤처가 맡기로

중소·벤처기업 전문 투자를 위한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투자관리기관이 사실상 다산벤처로 결정됐다. 다산벤처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을 투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출자,지난 2000년 설립한 창업투자 회사다. 8일 벤처캐피털 등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운영위원회는 최근 두 차례 회의를 열어 모태펀드 투자관리기관 선정을 논의한 결과 다산벤처를 관리 기관으로 선정키로 결정했다. 중기청장의 최종 지정 절차를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중기청장은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투자관리기관을 정하도록 돼 있어 다산벤처로 확정된 셈이다. 당초 중소기업청은 모태펀드 관리기관으로 △별도기관 △다산벤처 △중소기업진흥공단 △민간기업 등의 지정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모태펀드운영위는 당초 논란이 됐던 기존 벤처 투자분에 대한 회수관리 업무 이관과 관련,위탁 대신 현물 출자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중진공이 '중소기업 진흥 및 산업기반기금'(중산기금)을 통해 벤처기업 등에 이미 투자한 7천8백8억원을 다산벤처가 운용하는 조합에 현물 출자하는 형태다. 위탁 방식의 경우 현행법상 근거 조항이 없어 법 개정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태펀드 운영위는 기존 다산벤처 조직을 기획운영실 투자관리실 조사연구실 다산벤처기존업무실 등 4개실로 개편,운영키로 했다. 다만 지금의 다산벤처 인력이 10여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중기청 중진공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해 30명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운영위는 새 관리기관의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5월까지 외부 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뽑을 예정이다. 모태펀드(fund of funds)는 벤처캐피털 등이 운용하는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에 출자하는 펀드로,모태펀드의 운용자산 1조원은 통상 2백억∼3백억원 규모인 기존 벤처펀드의 수십 배에 달하는 큰 규모다. 또 1조원의 펀드가 모두 조성될 경우 다산벤처의 운용자산은 1백여개 국내 벤처캐피털 중 최대 업체인 KTB네트워크(약 7천억원대)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