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증자물량 주가 압박 .. 코원시스템·세림테크 등

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관련기업들의 신주 물량이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원시스템(옛 거원시스템) 세림테크 삼에스코리아 엔이씨 등 최근 증자한 업체들은 신주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증자로 새 주식들이 상장되면서 단기간에 매물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증자가 봇물을 이뤘던 지난달 신주 물량들이 최근 잇따라 상장되고 있어 신주 상장에 따른 매물부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유상증자 큰 폭 증가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상증자(납입기준)는 80건 2천9백43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건 2천6백29억원에 비하면 금액기준으로 11.9%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월별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 1월 5백31억원(18건)이던 증자규모는 2월 8백39억원(23건),3월에는 1천5백73억원(39건)에 달했다. 무상증자 증가세도 두드러져 지난 1월 한 건도 없었던 무상증자(결의기준)가 2월 5건,3월 9건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연초 자본잠식 등으로 퇴출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잇따라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증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자본전액 잠식기업이 한때 20여개에 달하는 등 예년보다 급증해 증자 규모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연초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증자를 추진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무상증자는 주주총회를 전후로 주식배당이나 유동성 확대를 위해 실시하는 사례가 많다. ◆신주 상장업체 급락세 증자를 통해 늘어난 주식들이 상장되면서 관련 종목 주가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일 무상증자로 신주가 상장된 코원시스템과 세림테크는 각각 9.72%,5.61% 떨어졌다. 같은 날 유상 신주가 상장된 삼에스코리아도 5.45% 하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신주 매매가 시작된 엔이씨는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들 업체 모두 이날 새로 상장된 신주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코원시스템은 이번에 5백39만주가 상장돼 총 발행물량이 1천78만주로 늘어났다. 세림테크도 4백20만주의 신주가 발행되면서 주식수가 60% 늘어났다. 엔이씨는 신주 상장으로 주식수가 1백11만주에서 1천4백61만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평소 거래가 부진했던 종목들은 유동성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신주 물량이 많거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증자에 나서는 기업들은 주가에 압박요인이 된다"며 "무상증자 기업도 공시와 권리락,신주상장 등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