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전달에 작은 상자? .. 고등어상자 3천만원 초밥통엔 300만원

수뢰사건이 터질 때마다 어김없이 검은 돈을 담는 도구가 등장한다. 이번에는 안동고등어상자,곶감상자,초밥 도시락통 등 새로운 용기가 선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R&T대표인 조씨는 당시 마사회장이던 윤영호씨에게 1~3개월 간격으로 "안동 간고등어상자"와 "곶감상자"에 각각 3천만원과 2천만원을,"초밥 도시락통"에는 3백만원의 현금을 넣어 전달했다. 고전적인 뇌물 전달용기는 사과상자.주로 정치인들에게 전달되는 사과상자에 현금을 꽉 채우면 2억원이 들어간다. 이 경우 무게가 24㎏ 정도여서 사무실에서 상자를 주고받기가 다소 부담스럽다. 그러나 고등어상자나 곶감상자는 부피가 작은데다 그리 무겁지 않아 상대적으로 전달하기가 쉽다. 정치인에 비해 영향력이 작은데다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이익이 그리 많지 않아 고등어나 곶감상자가 이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이 '차떼기'로 대선자금을 받았을 때도 사과상자가 대거 동원됐다. 또한 지난해 인천시장에게 배달된 2억원도 굴비상자에 들어 있어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비자금 2백억원을 받을 때는 3억∼4억원씩 들어가는 대형 서류박스가,재작년에 발생한 군납비리 때는 1천만원이 들어가는 서류봉투가 이용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