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가 경쟁력이다] 의료·교육·주거환경 개선‥외국기업 투자 길 넓혀야


정부는 2003년 차세대 국가 경제성장 엔진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과 부산·진해,광양만권 3개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그 목표는 동북아 중심 비즈니스 및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중국은 경제특구를 개발해 다국적 기업들의 주활동 무대를 마련하는 등 개방 정책에 성공했다.
우리도 후발주자로 이들 경쟁국의 대열에 끼긴 했지만 배전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우리 경제특구는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기에는 관렵법 정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의 관심 부족과 투자환경 미비,정책 일관성 부재,투쟁적인 노조활동,비싼 땅값,낙후한 금융제도 등이 투자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환균 인천경제특구청장은 "경제특구는 국가 생존전략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라며 "기반시설의 조기 완공과 투자 업종의 인센티브 확충,규제완화,교육 의료 주거 등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선결 과제이며 이는 결국 경쟁국과의 시간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와 중앙부처 차원의 과감한 지원과 기반시설에 대한 국고 지원,그리고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경쟁국보다 외국 자본과 기술의 개방 정책이 늦긴 했지만 싱가포르 홍콩 중국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IT(정보기술)와 풍부한 제조 기반을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가의 과감한 지원과 국민들의 세계화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 관망=중국과 가깝고 공항 항만 등의 인프라와 IT 기반을 보유한 인천경제특구는 경제특구로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외국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본격적인 투자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행정 규제와 의료 학교 주거시설 등 기본적인 외국인 생활여건,그리고 외국어 행정문서와 외국어 수준 등이 미흡한 것이 주 원인이다.
내국인 진료가 허용된 외국인병원설립법은 지난해 말 국회 통과로 본격적인 외국인병원 투자유치 협상에 길을 터줬지만 외국인학교 설립 특별법은 내국인 입학 허용 등을 놓고 아직도 교육계와 여야,당정 간에 합의가 안돼 이번 임시국회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영경 포스코건설 부사장은 "경제특구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하기 좋은 여건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관련법 제·개정이 필요하다"며 "아무 것도 갖추지 않고 상하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국인들에게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경제특구청 역할 중요=경제특구 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경제특구청이 개발사업과 투자유치 등에 관해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것도 투자유치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 거점에 성공한 아일랜드 중국도 원스톱 서비스가 성공의 발판이 됐다.


홍승용 인하대 총장은 "특구청이 투자유치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에 분산된 관련 업무를 규제완화 차원에서 특구청으로 완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희연 아시아개발연구원장(인천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중국과 인도의 급부상으로 우리나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10년 후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도에 비해 지식기반산업(IT,BT,NT)과 서비스 및 문화산업이 우위에 있으므로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기업 환경과 교육기관의 선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