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규모 인사...경제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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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앞으로 누가 담당하게 되나요?" "○○검사는 어디로 갔어요?" 법무부가 지난 12일 단행한 부장검사 지청장 등 중간간부급 검사들의 전보인사 결과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경제통 검사들의 동향이 가장 큰 관심사.불편부당한 수사지휘가 검찰의 생명이지만 검사 개개인의 기업관이나 과거경력,개인적 성격 등이 수사 향배와 결코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재계가 안테나를 곧추세운 주요 부서중 핵심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금조부는 특정기업의 재무상태 등 경영전반에 관한 세밀한 분석 노하우는 물론 기업의 '아킬레스건'까지 두루 꿰고 있는 정통 경제사건 전담 수사부서이기 때문이다.시세조종 및 주가조작,분식회계,부당내부거래 등 첨단 금융범죄를 주로 전담하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금조부의 새 사령탑은 사시26회(연수원 16기) 출신인 정동민 부장검사.전임 국민수 부장검사의 뒤를 이어 검찰내 요직 중 하나인 '공보관 출신' 계보를 이었다.
신임 정 금조부장은 현재 1심 공판중인 에버랜드 사건과 LG카드 등 첨예한 현안을 다루게 돼 금조부 근무가 '기회'인 동시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부터 대검 공보관을 맡아온 정 부장은 "기업들과 낯 붉힐 일 있겠나"라며 몸을 낮추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온화한 성품속에 업무를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원칙도 중시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첨단범죄수사부의 새 수장으로 발탁된 이승섭 부장검사(사시 27회)도 앞으로 많게는 수십조원의 국부를 좌지우지할 중요 사건을 맡게 된다.
그는 북한법과 독일연방법에 밝은 학구파 검사로 법무부 특수법령과만 두번 거쳤다.
첨단부는 그동안 6세대 LCD 기술이나 반도체 기술 유출 등 메가톤급 산업스파이들을 적발하며 국부유출을 막아내는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검찰내에서는 '떠오르는' 요직으로 분류된다.
이와함께 공기업 비리와 경제범죄 등을 주로 맡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출신인 유재만,홍만표 부장검사가 각각 1,3부장으로 포진했다.
연세대 출신인 김경수 전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장도 특수수사에 가세했다.
특히 특수3부 홍만표 부장은 이광재 의원 연루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유전게이트' 수사를 맡게 됐다.
홍 부장의 고향은 강원도 삼척이며,이 의원 역시 강원도 평창이 고향이다.
한편 예금보험공사 공정거래위원회 산업자원부 등에서 사건발굴과 연락업무 등을 담당,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부부처 파견검사들도 대부분 바뀌었다.
공적자금과 부실기업 수사 등을 전담할 예보에는 이삼 서울고검검사(전 전주지검 차장)가 발령났다.
이 부장검사는 주로 강력부장과 형사부장 등을 지내며 선 굵은 수사를 전담하면서도 지난 2002년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따낸 학구파이기도 하다.
공정위에는 역시 형사부에서 잔뼈가 굵은 조우현 대전고검검사(전 서울고검 검사)가,산업자원부에는 미국 코넬대 로스쿨을 나온 하홍식 대구고검 검사(전 밀양지청장)가 후임으로 임명돼 향후 활약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병일·이관우·정인설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