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원만 써도 13억원을 써야 한다"

1980년대. 독일의 한 제약회사는 인구 대국인 '중국' 시장에 대한 큰 매력을 느꼈다. "13억명에 알약 한개씩만 팔아도 13억개다!" 이 회사는 부푼 꿈을 안고 중국 시장에 들어왔지만 얼마 못가 철수해야 했다. 철수하면서 이 회사가 남긴 말은 이랬다. "13억명에 1원씩만 마케팅비용을 써도 13억원이다" 거래처가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는 생산재 아이템이면 몰라도 중국 전역에 수요처가 산재해 있으며 마케팅 코스트가 엄청나게 올라가 버린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게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국. '등록'이 안된 인구가 2억이 넘는다는 말이 정설로 전해지면서 등록된 인구만 13억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이 초거대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당연하다. 우유 하나씩만 팔아도 13억개다. 매일같이 우리 회사 우유를 먹는다면? 놀라 쓰러질 일이다. 당연히 세계 최대의 투자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으로 몰려드는 기업가들은 부지기수다. 2002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하지만 기회만 보고 덤비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불투명한 세제 정책, 원자재 공급, 제품 수율, 지적재산권 문제에다가 전력난 마저 일고 있으며 싸다고 하던 노동력도 임금인상으로 메리트가 떨어졌다. KOTRA는 중국 투자에 이런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요점별로 정리한 '중국투자 신전략- 투자리스크 관리 및 권역별 진출환경'을 책으로 묶어 발간했다. 중국투자를 계획중인 업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투자전략, 진출형태, 지역, 채권, 세무, 투자 회사 등 주요 이슈들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분석, 정리했다. 또 중국시장의 권역별 진출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국 주요 경제권의 경제적 특성과 산업 현황, 거점 도시를 요약했다. KOTRA 다롄무역관의 이평복 관장은 "중국이 때로 자국 상황에 따라 통일성이 없는 정책을 실시하고 애매모호한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묻지마투자가 아닌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감안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