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완공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무엇보다 중동에서 현대건설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는 게 기쁩니다."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준공식 참석을 위해 중동 출장 중인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66)은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먼저 이같이 말했다. 준공 축하를 겸한 조촐한 회식 자리에서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시련에도 불구,그 위상이 건재함을 확인받았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된 모습이었다. 이 사장은 준공식 후 만났던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것을 현대건설이 잘해줬다"는 치하와 함께 "무엇보다 단기간에 공사를 끝낸 현대건설의 기술력이 대단하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이란에서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이 사장의 요청에 대해서도 하타미 대통령은 주저없이 "현대건설이 이곳에서 일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구체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것. 하타미 대통령은 "국가의 경쟁력은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이 사장은 덧붙였다. 민간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이 사장이 외교관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 셈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이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준공식 참석이라는 당초 목적에 머물지 않고 여러가지로 강행군을 했다. 그는 하타미 대통령은 물론 장가네 이란 석유성 장관 등 주요 관리를 직접 면담한 데 이어 공사 현장 곳곳을 들러 직원들과 족구를 하고 회식을 열어주는 등 열의를 보였다. 또 중동지역 지사장을 모두 소집해 야간 릴레이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출장 기간 하루에 2∼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며 "솔직히 하타미 대통령을 면담할 때는 졸려서 혼났다"고 털어놨다. 이 사장의 귀국 일정 가운데는 싱가포르와 홍콩 현장 방문도 포함돼 있다. 그는 이번 출장에 한 명의 수행원도 데려가지 않고 직접 여행 가방을 들고 다녔다. 출국 전 직원들은 고령인 이 사장에게 무리가 될 것을 우려,공항에서 그에게 바퀴가 달린 여행가방을 선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가 포기했다고 한다. "사장님은 새 가방을 받았다고 헌 가방을 버리고 갈 분이 아닙니다. 결국 짐만 하나 더하는 꼴이 될 게 뻔합니다. 현대건설이 다시 우뚝 선 것은 이런 정신 덕분이지요."(권탄걸 현대건설 테헤란 지사장) 두바이(UAE)=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