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미달돼도..."어, 계약은 100%네"

"1.2순위 미달이요? 걱정안해요" "통장을 왜 써요? 미분양 나면 로열층도 간단히 계약되는데요"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새로운 청약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인기지역에서도 수요자들이 좀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 1순위 미달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1순위 청약결과에 노심초사해왔던 것과는 판이한 분위기다. 당연히 '1순위 청약마감=인기단지'라는 등식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의 분양전략도 기존의 '1순위 모시기'에서 '예비군(무통장 수요자) 우대'쪽으로 급선회하는 추세다. ○1순위 미달돼도 초기계약률 1백% 속출 지난달 선보였던 인천 1차 동시분양에서는 유망 대단지가 많아 청약열기가 기대됐지만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0.84 대 1에 그쳤다. 그러나 계약률은 90∼1백%를 기록했다. 지난달 동탄 3차 동시분양 때도 1,2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했지만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에서 모집가구수를 모두 채웠다. 특히 임대단지들은 1,2순위 대규모 미달사태를 딛고 대부분 1백%의 계약률을 달성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11월 판교신도시 분양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통장사용을 꺼리는 데다 최근 2∼3년간 신규분양이 급증한 탓에 청약통장을 쓸만한 실수요자들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업계도 청약미달 신경 안써 업계에서는 그동안 청약미달은 '계약률 저조'로 이어지는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1,2순위 청약미달에도 놀라지 않는다. 마케팅 전략도 '1순위 모시기'에서 3순위와 무통장 투자자 등 '예비군 우대'로 돌아섰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아예 1,2순위 청약과정을 요식행위로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입주자 모집공고부터 눈에 띄지 않게 공지한다. 사전에 확보해 둔 대기수요자들에게 분양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주상복합의 주수요층이 통장을 가진 실수요자보다 '예비군'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인 우영D&C 조우형 사장은 "최근엔 아예 무통장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마케팅에 진력해 청약개시 이전에 많은 '예비군'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분양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