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이겨낸 '착한 가위손' ‥ 헤어디자이너 박승철 원장 또 선행


박승철 '박승철헤어스튜디오' 원장(50)은 20여년 전 금남(禁男)의 영역이던 미용업에 뛰어들어 현재 1백30여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헤어 디자이너다.


손가위 하나로 시작해 전국 단위의 프랜차이즈 미용 기업을 일궈낸 점도 눈길을 끌지만 소아마비 장애를 이겨내고 온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미용일에 도전했다는 것이 더 인상적이다. 또한 왼손잡이면서 오른손잡이용 가위로 머리 자르는 일을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스물일곱 살에 미용실 보조로 취직해 바닥 쓸기부터 시작했지만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해 한 달도 안돼 쫓겨날 때는 서럽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스스로 비하해 무엇 하나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게 진짜 장애라고 생각했지요.이후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죽어라 연습만 했습니다.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장애우 문화센터를 통해 5년째 각종 장애우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그는 다음달부터 또 다른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저소득 모자가정 세대주 가운데 분기별로 10명씩을 뽑아 3개월간 미용교육을 해 주고 향후 미용실을 개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단순히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보다 스스로 사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미래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아무리 어려운 형편에 있어도 목표의식을 갖고 도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