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중공업 최평규 회장 "이익나는 한 직원에게 다 쏜다"


"이익이 더 많이 나면 직원들을 더 많이 챙겨줄 것입니다."


최평규 통일중공업 회장의 목소리에는 분명 희망과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2003년 통일중공업을 인수한 직후 회사가 장기간의 노사 분규로 직장 폐쇄 등 심한 몸살을 앓던 당시 기업할 의욕을 잃었다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던 그였다. 그러나 통일중공업을 보란 듯이 정상화해 알토란 같은 회사로 키우겠다는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최평규식 경영'이라는 파격적 행보로 속속 실행되고 있다. 회사도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월급부터 반납한 최 회장은 지난 22일 이익이 나는 대로 되돌려주겠다는 당초 약속을 실천했다. 이사회에서 전 직원 1천1백51명에게 1인당 1만주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나눠주기로 결의한 것.


전 직원이 스톡옵션을 받는 것은 일부 벤처기업을 제외하고는 대형 제조업체 가운데 통일중공업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노사가 대화합을 선언한 이후 작년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낸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파격은 무슨 파격이냐"라고 말했다.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주기 위해 지난해 자사주 1천7백만주를 매입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다"면서 "직원들이 좀 더 변화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이익을 더 많이 내는 한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더 많이 챙겨주겠다"는 얘기다.
"1분기에 영업 흑자가 난 것은 통일중공업 설립 이후 41년 만이어서 한층 힘이 납니다. 노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대로만 열심히 해준다면 올해 영업이익 목표인 2백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입니다."


통일중공업이 오는 6월3일 임시주총을 통해 회사 이름을 'S&T글로벌'로 변경키로 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새 사명에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담겨 있다.


"S는 삼영,T는 통일중공업을 뜻하지요. 뿌리를 잊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또 S는 슈퍼(Super),T는 톱(Top)의 첫 글자로 초일류를 지향하자는 의지기도 합니다."
통일중공업 인수 직후 "다같이 살아 보자"며 직원들의 손을 이끌었던 최 회장. '최평규식 파격경영'의 종착역이 어디냐는 질문에 그는 환한 웃음으로만 답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