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CEO' 크게 늘었다 .. 일정한 근무지 없이 세계 '들락날락'

브라질 태생의 카를로스 곤 닛산차 사장은 다음달 르노 사장에 취임하면서 파리로 거처를 옮긴다. 그러나 곤이 파리에 머무는 시간은 1년에 5개월밖에 안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차를 돌보느라 도쿄에도 연중 4개월은 체류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주로 미국에서 보낼 예정이다. 영국의 세계적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최고경영자(CEO)인 장 피에르 가니에르는 프랑스 출신. 그러나 연간 8ㆍ9개월은 영국과 프랑스 외의 다른 나라에서 보내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출신지와 근무지,거주지가 각각 다른 비즈니스맨들이 늘고 있다. 또 1년에도 몇 차례씩 여러 나라를 돌면서 일하는 신종 직장인이 생겨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5월2일자)가 보도했다. 인사관리 컨설팅업체인 센던트 모빌리티사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이들 신종 직장인을 '스텔스 익스패트리어트(stealth expatriate)'라고 표현했다. 한 나라나 지역에서 몇 년씩 붙박이로 일하는 전통적인 해외파견직원에 비하면 언제 어디서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에서 붙인 말이다. 스텔스 해외근무자는 국경 통제가 심하지 않고 저렴한 항공편이 많은 유럽에서 특히 늘고 있다. 브뤼셀과 런던 파리 등을 한주 단위로 이동하면서 근무하는 비즈니스맨들도 있다. 이동성이 많다고 해서 '모바일 노동자(mobile work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텔스 근무자란 개념이 나오면서 '주재원'으로 칭해온 전통적인 해외근무 형태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