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폐 인물 성형수술?..퇴계 표정 어두워 디자인 결정 쉽지 않아

'새 지폐는 성형미인?' 내년부터 발행될 새 지폐의 디자인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고심하고 있다. 현행 지폐에 사용되는 인물 도안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규격과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꾼다는 게 쉽지 않아서다. 한은 관계자는 25일 "새 지폐 발행을 준비하면서 인물 도안을 당연히 바꾸는 걸로 생각하고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인물 도안을 그대로 두고 새 디자인을 구상하려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지폐에 사용되고 있는 세종대왕(1만원권),율곡 이이(5천원권),퇴계 이황(1천원권) 등의 초상은 과거 지폐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작고 화려한' 새 지폐의 컨셉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인물 도안 외에 사용되는 다른 도안들과 조화를 이루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1천원권의 경우 퇴계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새 디자인을 결정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있는 인물 도안은 다소 변형을 가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성형미인은 아무래도 자연미인보다 못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은은 5월 중 새 지폐의 디자인을 확정짓는다. 그러나 일반 국민에게는 최대한 늦게 공개할 계획이다. 너무 빨리 공개하면 지폐위조범들에게 새 지폐 위조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