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신화' 이번엔 깨질까] 타깃된 조합.시공사 긴급대책 나섰지만

서울 4차 동시분양에 참여하는 강남 재건축조합과 시공사들은 25일 건설교통부가 고(高)분양가 책정 및 절차상 하자가 있는 재건축단지에 대해 분양승인 보류,관리처분계획인가 취소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서자 긴급회의 갖고 분양가를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반분양 가구수가 미미한 30평형대 분양가는 떨어뜨린 반면 일반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평형 분양가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림으로써 조합의 수입은 별 차이가 없게 됐다. 한편 정부 조사의 타깃이 된 단지들에서는 매수세가 일시에 사라졌지만 호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분양가 인하 '눈가리고 아웅' 재건축조합과 시공사들은 25일 '눈가리고 아웅'식의 분양가 인하를 결정했다.그러나 분양가 인하내역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조합과 시공사가 정부의 압박에 밀려 시늉만 냈다는 지적이다. 송파구 잠실주공 2단지 조합과 4개 시공사(삼성 대림 대우 우방)는 분양가를 평당 54만5천~75만6천원 정도 인하했다. 24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종전 1천8백85만원에서 1천8백10만원,33평형 분양가는 1천9백49만원에서 1천8백95만원으로 낮아졌다.대신 12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종전 1천4백65만원에서 1천5백6만원으로 40만원 인상했다. 조합과 시공사들은 이를 근거로 분양가를 대폭 떨어뜨렸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33평형 일반분양가구수는 19가구,24평형 일반분양가구수는 2백28가구에 불과한 반면 12평형은 무려 8백68가구에 달한다. 따라서 조합의 총수입은 고작 1억6천3백만원 감소하는데 그친다. 24평형 분양수입은 42억8천만원,33평형 분양수익은 3억4천만원 줄어들지만 12평형 분양수입이 44억6천만원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강남구청에 분양승인을 신청한 강남구 대치동 도곡주공2차도 마찬가지다. 조합측은 일반분양 가구수가 2가구에 불과한 32B타입의 분양가를 6억6천만원에서 6억5천4백30만원으로 인하했지만 일반분양 물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23평형의 분양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서 송파구 잠실주공 2단지 인근 LG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조합에 대한 조사 이야기가 나온 이후 매수세가 완전히 끊기면서 거래 공백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호가가 떨어지거나 급매물이 출현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인근 퍼스트공인의 관계자는 "4차 동시분양 참여여부와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여부 등을 현시점에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집을 가진 사람들이 일단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며칠 지나봐야 정부 정책의 효과를 알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