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 "고맙다, 통합거래소"…지역경제 성공적 안착

지난 1월 부산에서 출범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부산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다양한 산업 연관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해양수도'와 함께 장기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금융중심도시'로 발돋음하는데 증권선물거래소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오는 5월6일 출범 1백일을 맞는 증권선물거래소는 일단 부산 지역경제와의 조화를 통해 안착했다는 평가다. 거래소시장 이전을 계기로 지역 대학들의 금융인재 양성과 관련 산업육성 계기가 마련됐고 지방은행과 부동산 경기 회복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기관의 첫 지방이전 사례인 증권선물거래소의 부산 정착은 앞으로 추진될 공기업 이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시장은 실제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우선 지역 고급인력 육성 등을 꼽을수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부산 시대 개막을 영향으로 부산대는 선물 금융과 관련한 누리사업(지방대학특성화 지원사업) 대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거래소시장도 다양한 증권강좌를 개설,금융전문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선물사업본부 직원 97명 가운데 60% 정도가 부산 및 인근지역 출신으로 지방 고급두뇌의 고용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또 LME(런던비철금속거래소)창고도 부산 감천항에서 거래를 시작했고,국제수산물거래소 유치도 부산상의가 적극 추진하는 등 해수산 물류와 관련한 선물거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지방은행도 혜택을 받고 있다. 부산은행은 거래소시장의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과 함께 주요 거래은행으로 선정돼 7천억원 이상되는 거래소시장 자금의 결제 및 운영자금 처리에 참여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이 위치한 중구 중앙동의 식당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또 서울에서 부산으로 생활터전을 옮긴 직원들도 남구 LG메트로시티와 서면 롯데캐슬,해운대 신도시 아파트 1백50여채를 임대하면서 전셋값이 5백만원 이상 뛰는 등 침체에 빠졌던 부동산시장 회복에도 일조했다는 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의 분석이다. 뿐만아니라 증권선물거래소가 부산 자치단체에 내는 지방세만 4백여억원이 넘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없지는 않다. 우선 외국기업의 상장유치와 전산시스템 일원화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와 힘을 합쳐 금융 유관기관을 부산지역으로 이전시켜 국제적인 증권선물 도시로 도약시키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오는 2008년까지 세계 10대 거래소(시가총액),지수선물시장 세계 1위로 진입하겠다"며 "지방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이룩한 성공모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