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경제부총리보다 10배 힘들어"

"뜻하지 않게 교육부총리가 된 지 3개월이 지났다.교육과 경제부총리 중 어느 자리가 더 힘드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까지는 교육부총리가 10배는 더 힘들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 부총리는 28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많은 경제계 지인을 만나자 "고향에 온 듯하다"며 지난 3개월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그는 "교육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는 4천8백만 국민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힘들다"며 "파악할수록 어려운 게 교육"이라고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포럼 참석자들이 많은 문제들을 지적하자 "교육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모두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혀 (자신부터) 당장 물러나게 될 것"이라며 "전선을 너무 넓히는 것을 피하고 대학 구조개혁에 집중해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입생 미충원율이 지역에 따라 평균 30%를 넘을 정도로 일부 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최소 5년 전에는 대학 구조개혁을 시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또 "지금 대학의 상황은 외환위기 직전에 금융회사가 강하게 구조조정을 요구받던 때와 비슷하다"며 "그때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금융회사는 절반이 망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이만우 교수가 본고사 부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 부총리는 "본고사 기술을 잘 가르치는 곳은 학교가 아닌 학원인 만큼 (부활되면) 사교육이 더 번창하고 수많은 재수생이 생길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나도 1년 재수해서 성적이 많이 올라갔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