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북핵' 다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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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트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한.중.일 연쇄 방문에도 불구, 북핵문제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29일 안보리 회부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북한 체제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난 발언까지 나옴으로써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서울 남영동 미 대사관 공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핵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위한 외교적.평화적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관련국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 "북한도 6자 회담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거나 "6자 회담이 압박의 장소가 아니다"는 촉구성 멘트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한.중 정상회담 개최발표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급피치를 올리는 시점에서 터진 부시 대통령의 돌출발언으로 더욱 곤혹스런 입장이다.
정부는 일단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현 체제에 대한 묘사보다는 (6자 회담이 최선책이라는) 행동방향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힘을 들여서 밀고 당기는 상황"이라며 6자 회담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은 지난 2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직후 6자 회담 불참과 핵무기 보유선언이라는 초강경 대응으로 맞선데 이어 대북 제재조치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강경 반응을 나타냈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 미뤄볼 때 북핵문제는 한.중, 한.미간 정상회담을 통해 큰 가닥을 잡기 전까지 안개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심기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