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08대입 '논술비중 확대' 여파] 고교내신 뿌리깊은 불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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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성적을 자격조건으로만 활용하는 대신 논술형 본고사와 면접 비중을 60%로 높여 이를 바탕으로 학생을 뽑기로 한 것은 2008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이 등급화돼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험생을 60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수능 1등급(상위 4%)만 2만4천명에 달한다. 서울시내 10여개 상위권 대학의 입학정원과 맞먹는 규모다. 즉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 모두가 1등급일 가능성이 크다. 수능성적으로는 도저히 옥석을 가릴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지역간 학교간 학력차로 인한 고교 내신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도 다른 원인이다. 당초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이후 입시안을 짜면서 수능 변별력을 낮추는 대신 학교생활기록부(내신)에 원점수와 평균 및 표준편차를 표기하도록 바꿈으로써 신뢰도를 높여 대학들이 내신 반영률을 높일 것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서울대는 내신 대신 논술형 본고사 비중을 높였다. 지역간 학교간 학력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내신 비중을 높이면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나 강남지역 고교 등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있는 고교 출신은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돼 학력이 우수하더라도 서울대 입학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신 실질반영률을 현재와 같이 7∼8%대로 낮게 유지하고 논술형 본고사 및 면접 반영비율을 60%로 높인다면 특목고에서 3등급을 받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그동안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교 평준화 폐지와 대입 본고사 부활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