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채권 발행 러시 .. 6社 2분기 2조7천억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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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대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대비해 금리가 쌀때 자금을 미리 확보해두자는 전략이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계에 따르면 2분기 중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거나 이미 조달한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등 모두 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 자금 규모는 2조7천억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존 채권단 채무를 상환하고 구조조정촉진법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7천5백억원가량을 해외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최근 국제적 신용평가회사인 S&P와 무디스사로부터 신용등급평가(B-)도 받았다.
LG전자는 8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LG전자가 두가지 만기로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업은행과 CSFB 씨티은행 리먼브러더스 등이 공동 주간사를 맡는다.
한국전력(2억5천만유로)과 산업은행(2억파운드), 데이콤(1억~2억달러) 등도 해외에서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고 채권발행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데이콤 관계자는 "5년 이상 장기자금 조달이 유리한 미국에서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리 수준을 보아가며 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LG필립스LCD는 지난달말 4억7천5백만달러의 전환사채(CB)를 미국에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몰리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는 소리도 있다.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해외채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시기가 집중되면서 발행금리 또한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발행시기를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