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한ㆍ미간 금리수준 역전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연 3%로 0.25%포인트 올렸다. 작년 6월 이후 8번째 인상이지만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벗어나지 않아 당장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은 것 같다.하지만 이제 미국의 연방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콜금리(3.25%) 수준에 근접했고, 지금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역전(逆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ㆍ미간 금리차가 더 좁혀지거나 역전되면 자본의 해외유출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않을 것이다. 자본시장이 국제화된 마당에 수익률 높은 쪽으로 자본이 흐르는 것은 당연하고 또 막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만약 국내에 들어와 있던 자본의 해외유출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국내투자를 위축시켜 고용감소와 성장률 저하란 악순환을 가져올 게 뻔하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스런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우리가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처지라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리상승에 대한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저금리 정책기조에 대한 논란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진한 내수경기와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을 생각하면 통화당국이 금리인상을 선택하기도 좀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더구나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국제유가와 불안한 환율 움직임 등 해외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 자금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외환경변화에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외국자본이 우리 증시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자본의 해외유출이 주는 심리적인 충격과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미국 금리인상을 결코 일과성(一過性)으로 봐서는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