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美 3% 韓 3.25%로 역전 눈앞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기준금리 차가 0.25%포인트(한국 연 3.25%, 미국 연 3.0%)로 바짝 좁혀졌다.


미국은 다음달 중 또 한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한·미간 금리 역전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경기가 아직 본격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이 과열 징후를 보이고 있는데다 물가불안 조짐까지 있어 마냥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한·미 금리 역전 '코앞'


미국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작년 6월 이후 총 8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두 차례나 금리를 낮췄다.
이로 인해 작년 초까지만 해도 2.75%포인트나 벌어졌던 한·미 간 금리차가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향후 두 차례만 더 금리를 끌어올려도 한·미 간 금리는 역전된다.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 연말까지 금리를 4%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두 나라 금리가 역전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찾아 한국으로 유입됐던 국제 투자자금의 미국행(行) '유턴'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자본 해외 유출은 국내 투자를 위축시켜 고용 감소와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과열억제냐,내수회복이냐


금융시장의 관심은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려 있다.


4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연 3.77%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각종 실물경제지표들을 놓고 볼 때 아직 내수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한층 과열로 치닫는 등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 누적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주택 매매가격은 0.6%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 집행부도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일반인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경우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수축기에서 곧바로 확장단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부동산 과열 가능성을 경고했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지난 2일 "현재 집값 움직임이 저금리 같은 거시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어떤 것이 맞는 주장인지 파악해 보라"고 지시한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