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야생화 트레킹 ‥ 봄빛 꽃너울 천상의 화원


백두산의 봄은 아주 늦게 찾아온다.


6월도 중순이 돼서야 바람결에 봄기운이 실린다.
봄은 곧바로 여름으로 넘어가고,여름은 다시 가을에 자리를 내준다.


불과 3개월 남짓,계절은 그렇게 쫓기듯 자리바꿈을 한다.


그렇다고 허투루 지나는 게 아니다.
하루 하루 다른 모습이 하도 강렬해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든다.


노랑만병초를 선두로 늦을세라 피어나는 우리 들꽃이 만들어 내는 '천상의 화원'이 그 것이다.


백두산의 들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서쪽 산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옳다.
드넓게 펼쳐진 들꽃화원과 원시림,깊은 계곡미까지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타고 서쪽 산문 매표소를 지나 30분.


눈앞은 온통 들꽃 천지다.
자줏빛이 수수한 붓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꽃밭을 가로지르면 연못 왕지가 나온다.


청나라를 세운 누르하치의 탄생신화가 전해지는 연못으로 수리취와 물매화 등이 예쁘게 피고 진다.


왕지를 지나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금강대협곡을 만난다.


그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길이가 12km,폭 100∼200m,깊이는 70m에 달한다.


협곡 근처 '고산화원'의 꽃물결도 눈을 즐겁게 한다.


천지 5호 경계비에서 시작해 북쪽 산문으로 향하는 천지 종주 트레킹도 해볼 만하다.


10시간이 넘게 걸어야 하지만 고생한 만큼 얻는 것도 많다.


특히 백운봉을 지나면서 이어지는 비로용담이며 미나리 아재비 등의 군락이 멋지다.


소천지에 가까워지면 죽죽 뻗은 수목지대가 이어진다.


나무 아래는 원추리꽃으로 뒤덮여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깔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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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승우, 백두산 야생화 트레킹 안내


세일여행사(02-737-3031)와 승우여행사(02-720-8311)는 4박5일 일정의 '백두산 야생화 트레킹'을 안내한다.


장춘에서 버스를 타고 송강하로 이동해 1박하고,이튿날 금강대협곡,제자하,왕지 등을 돌며 서백두 고원지대 야생화를 감상한다.


3일째 서백두 천지에서 출발,마천루∼청석봉∼백운봉∼녹명봉∼차일봉∼옥벽폭포∼소천지까지 10시간 가량의 백두산 천지 트레킹을 즐긴다.


용정에도 들려 시인 윤동주의 체취를 느껴본다.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출발한다.


1인당 1백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