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익악화, 기업간 양극화 심화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업의 수익성은 높아지고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으나 중소기업 이익률은 악화되어 제조업체간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산업은행이 국내 123개 업종의 317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기업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전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3년 6.9%보다 0.6%p 높아진 7.5%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IT제품의 수출 증가에 따른 매출증가와 판매관리비의 비중이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9.5%로 2003년의 8.3%보다 1.2%포인트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4.3%로 오히려 0.7%포인트 하락해 대기업 중심의 경기 편중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기업중 상위 10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2.8%로 중소기업의 4.3%의 3배 수준에 달했고, 전체에서 상위 10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46.8%로 2003년의 39.1%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액은 16.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750조원에 달해 2000년 18.4%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순이익규모도 43조원으로 사상 최대였습니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밀접한 유형자산 증가율은 5.6%로 나타났고, 기계장치증가율도 5.4%로 2년연속 증가했지만 높은 매출증가를 고려하면 설비투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기업의 이익증대와 투자부진으로 차입의존도,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안정성비율이 사상최저수준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부채비율은 107.4%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하며 미국의 141.2%, 일본의 145.5% 보다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의 규모도 사상최대인 76조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산은은 "국내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으나 소수 대기업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중소기업의 경영성과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균형적인 산업발전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10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대기업의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중소기업이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 국내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