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구인구직 동상이몽‥한현숙 <잡링크 대표이사>

한현숙 친구들에게 새 명함을 건네며 "내가 한번 쏜다"고 말할 때는 자신이 넘치고 즐겁다. 졸업 후 긴긴 고행 끝에 취업에 성공,실력을 발휘하며 승진을 거듭하는 멋진 꿈을 그리며 부푼 가슴으로 첫 직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입사한 지 한 달.그 황홀함은 잡다한 일에 묻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겨우 이런 일 하려고 자격증 따랴,외국어 공부하랴 고생했단 말인가? 단순한 업무의 반복이 계속된다. 복사에 때로는 커피 심부름까지….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어도 모르는 일이 대부분이다. 선배들도 처음에는 친절하게 가르쳐주지만 갈수록 짜증스러운 눈치다. 일을 물어보고 싶어도 나 빼고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적당히 넘어가자며 눈치만 본다. 갈등과 회의가 들며 직장 생활이 힘겨워지기 시작한다. 요즈음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얻기까지 대략 11개월 정도 걸리고,취직이 되더라도 3분의 1은 한 직장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신입사원이 업무와 조직에 익숙해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멘토(후견인) 시스템 등 보조장치들이 있더라도 다른 인간사와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은 시간이 해결한다고 본다. 입사 초기에는 구성원과 회사에 대한 파악 등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건설적인 시간으로 보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군에 입대한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덕담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당사자도 국방의무에 대한 책임을 다짐하며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각오와 마음의 준비를 한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나를 사회적으로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경제적 수단이기 때문에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다. 직장생활은 기대가 큰 만큼 준비도 철저할 필요가 있다. 조직생활의 준비자세는 겸손이 절대적이며 남을 배려하는 정신과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하는 것이다. 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참고 견디며 배우겠다는 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이미 성공의 한 계단 위에 올라가 있는 셈이다. 부족한 능력은 조직에서 메워 갈 수 있으나 풀려 있는 긴장과 수동적인 행동은 대책이 없다. '사람은 많은 데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도 이 때문이다. 기업은 신참의 요구에 좀더 신경을 써야 낭비를 막고 인재육성을 실천해 나갈 수 있다. 직장 초년생들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1년은 버티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경력 관리도 하고 환영받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