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 손 군인공제회] (3) 부동산개발 백발백중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에 지하 7층 지상 32층 짜리 최첨단 밀레니엄빌딩. 연면적 2만5천평인 이 빌딩에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IBM을 비롯해 SAP코리아 우리은행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입주해 있다. IBM은 이 빌딩의 5층부터 23층까지 19개 층을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IBM을 이 빌딩의 주인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IBM빌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빌딩의 진짜 주인은 1,2층 일부와 4층 25층 등 3∼4개 층만 쓰고 있는 군인공제회이다. 이 군인공제회관 빌딩은 군인공제회가 수행한 부동산개발투자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 1994년 서울시로 부터 땅을 매입해 1999년 10월 빌딩을 완공했다. 부지매입비 건축비 등 총 15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진 이 빌딩의 시가는 평당 1000만원선으로 2500억원을 웃돌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부동산개발시장에서 성공 보증수표로 통한다. 손만 댔다하면 모두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개발사업은 군인공제회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금호타이어 해태제과 등 최근 기업M&A(인수합병)부문이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면서 금융투자부문이 크게 부각됐지만 핵심사업은 부동산개발사업부문이다. 4조6000여억원의 자산 중 60%가 넘는 2조8100여억원이 이 분야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군인공제회의 부동산 개발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회원 및 일반인용 아파트 건설사업과 자금만 투자하고 일정 수익을 챙기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이다. 군인공제회의 첫 부동산개발사업은 1986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회원용 아파트 3000가구를 지은 것. 이 사업에서 군인공제회는 2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후에 부동산개발사업의 밑천이 됐다는 얘기도 있다. 이후 군인공제회가 참여한 부동산개발사업은 하나같이 성공을 거뒀다. 2001년 5월 분양,2004년 완공한 서울 종로구의 주상복합아파트 '경희궁의 아침'을 비롯해 여의도 리첸시아,마포 한화 오벨리스크,광화문의 용비어천가 등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이 군인공제회와 손을 잡기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희궁의 아침'을 성공적으로 분양한 부동산컨설팅업체인 CI&D의 류옥주 대표이사는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시공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져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는데 군인공제회의 막강한 자금지원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경기도 용인 신봉리 회원용 아파트건설 등 총 20곳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예정 지역까지 포함하면 30건의 아파트 건설 등 부동산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2300가구) 대구 범어동 재개발사업(1500가구) 등에 4300억원과 2600억원을 각각 투자한 프로젝트파이낸싱도 본궤도에 올라 있다. 군인공제회의 부동산개발 수익률은 외환위기를 전후한 무렵 20%대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여전히 연평균 13~14%대로 높은 편이다. 조정제 군인공제회 건설지원본부장은 "꼼꼼한 사업성 검토,풍부한 자금력 등이 결합돼 지금까지 부동산 개발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것 같다"며 "그러나 부동산개발사업 수익률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앞으로 신시장 개척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