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조정증시 내가 안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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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3개월 만에 매수 재개
외국인들은 9일 IT주를 450억원어치 사들이며 이틀 연속 대량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날 하이닉스에 50만주,삼성전자에는 10만주 안팎의 매수 주문이 집중돼 외국인 매수금액(1147억원)의 40%가 IT주로 채워졌다. 이 같은 IT주 집중 매수는 이달 들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의 5월 순매수금액 1630억원 중 IT주가 1127억원으로 무려 70%를 차지했다.
지난 3월과 4월에 외국인이 IT주를 각각 9800억원,1600억원가량 집중 매도한 것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들은 이날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부터 강세를 지속하며 나란히 상승세로 마감됐다. 지수 영향력이 큰 IT주들의 이 같은 선전은 오후장 들어 증시가 낙폭을 10포인트가량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IT주가 시장 지킨다
전문가들은 IT주가 오랫동안 소외받았으며 주가 수준 또한 낮아 향후 안정적인 흐름으로 증시에 하방 경직성을 부여할 것으로 진단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외국인의 IT주 매수가 업황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TFT-LCD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관련주에 집중되고 있다"며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김현기 선임연구원은 "LCD TV 수요는 올해에만 1500만~1800만대로 지난해(800만대)의 두배에 달해 내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년 가까이 하락 중인 D램 가격도 하반기에는 성수기를 맞아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진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의 메모리가 두배로 확대되면서 D램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IT주에 승부를 걸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IT업종의 실적 바닥이 가까워진 데다 악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면 그간 못올랐던 IT주들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IT주 매수를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LCD TV 수요는 올해 1500만~1800만대로 지난해(800만대)의 두배에 달해 내년 이후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