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이상 부위만 콕~ 집어 검사.. 맞춤 건강검진 뜬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께 '건강검진'상품을 선물하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각급 병원 건강진단센터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건강검진은 암 뇌졸중 심장병 등과 같은 재앙을 비켜가기 위해 대비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한계로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잠재적 질환도 상당수이고 병원들이 고가장비의 활용을 위해 불필요한 검사를 권하기도 하므로 이를 걸러내는 소비자들의 식견이 요구된다.


◆첨단검사가 만능인가=컴퓨터단층촬영(CT)은 여러 각도로 X선 촬영을 실시해 이를 전산프로그램으로 재구성,환자 몸의 단면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흉부 복부의 검사에 주로 사용하며 폐질환의 정밀진단과 간암 췌장암 여성암 등의 진행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쓴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은 X선 대신 강한 전자기파를 이용한 것으로 뇌신경계 척추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에 CT보다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CT와 MRI는 종양 등 형태의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데 주로 쓰인다.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는 인체의 혈관만 보는 데 사용하며 혈관 부위만 하얗게 나타나고 주로 뇌혈관계를 보는 데 이용된다.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는 악성 종양이나 염증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장비다. 최근에는 PET와 CT를 결합시킨 퓨전-PET가 암 검진의 왕좌로 각광받고 있다.


초음파는 심장 목동맥의 혈류검사나 전립선 갑상선 유방 골반 등을 X선 없이 안전하게 촬영하는 보조수단으로 쓰인다.


그러나 첨단장비가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예를 들어 위암 진단에는 위 내시경검사나 위 조영촬영이 더 정확하고 폐렴 폐결핵 골암 등은 X선 사진만으로 충분하다. 자궁경부암에는 세포진도말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CT나 MRI가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퓨전-PET는 암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포도당에 방사선표지자를 주입해 그 물질에 암이 모이는 원리를 이용한 장비로 암의 전이 여부나 치료 후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물론 암으로 악화하기 전 단계의 상태를 파악하지는 못한다. 예컨대 대장용종이나 자궁경부 이상세포 변화 등의 암 진행 시그널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뇌 MRI 및 MRA는 뇌졸중을 조기 검진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MRI는 일부 뇌종양을 발견할 수 있으나 뇌종양은 뇌경색 뇌출혈 등에 비해 흔치 않아 효용성이 떨어진다. MRA는 뇌혈관 상태를 볼 수 있어 뇌동맥류의 조기 진단에 이로우나 뇌동맥류가 흔한 질환이 아닌 데다 사망에 직결되는 경우가 적은 결점이 있다.


이들 검사는 동맥혈관협착 등을 알아보는 데 유용하지만 혈액검사나 운동부하검사 등으로 충분히 감별해낼 수 있고 치료는 결국 식사·운동요법밖에 없으므로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한다면 권장되는 검사는 아니다.
이와 함께 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쓰이는 혈액표지자검사는 전립선암 진단에 PSA검사,B형 및 C형 간염환자를 대상으로 한 간암진단에 α-FP검사만이 효용성이 인정되고 있다. 나머지 췌장암 난소암 대장암 폐암 등의 조기 검진에 쓰이는 검사는 단독으로 암을 찾아내기 힘들어 보조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개인별 맞춤검진 필요=아직 젊은 연령이어서 검진 희망자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뻔한데 모든 검사를 받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4분의 1가량의 고객이 맞춤검진을 하고 있다. 장기별 맞춤 프로그램에 따라 하되 여성은 여성암 골다공증 갑상선 질환을,노인은 치매 및 운동수행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가족 중에 암 발병률이 높은 경우에는 매년 위 내시경 검사,육식 선호에 비만한 중년 이후의 연령대는 최근 급증하는 대장암에 대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권장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