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인수 외국자본 '효율성 개선 미흡'

국내 은행산업에 진출한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매매차익 극대화를 위해 안정성 제고에만 주력, 국내 은행산업의 효율성 강화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안전 경영'에만 치중하는 외국계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가계대출을 늘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확대돼 서민 피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0일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외국 금융기관의 진입이 국내 은행산업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97년말 16.4%에서 2004년 9월말59.2%로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 예금은행 총자산에서 외국계은행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97년말 8.5%에서 지난해말 22.4%로 상승했습니다. 외국계 은행의 총여신 가운데 무수익여신 비중은 2000년 7.6%에서 2004년 1.2%로 개선됐으며 내국계 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중도 6.5%에서 1.7%로 낮아졌습니다. BIS 자기자본비율도 외국계 은행이 2000년 10.4%에서 지난해 11.5%로 높아졌으며 내국계 은행도 10.6%에서 11.2%로 올라가는 등 안정성은 크게 강화됐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평균 수신금리가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3.3%P 하락, 은행의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외국계은행의 총자산 대비 총비용의 비율은 같은 기간에 10.7%에서 9.8%로 0.8%P 개선되는데 그쳤습니다. 내국계 은행은 총자산 대비 총비용의 비율이 12.6%에서 8.3%로 4.3%P 개선됐으나 외국계 사모펀드가 은행의 가치를 높여 매각차익을 극대화를 위해 은행의 안정성 제고에 치중함에 따라 내국계 은행도 은행의 안정성은 높아졌으나 비용효율성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외국계 은행의 총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0.2%에서 지난해 34.6%로 낮아진 반면 가계대출 비중은 32.8%에서 56.6%로 높아졌습니다. 내국계 은행 역시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55.1%에서 51.2%로 떨어진데 비해 가계대출 비중은 27.2%에서 39.4%로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외국계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은 국내 은행산업 전반에 확산돼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경제연구원은 국내 사모펀드의 대형화를 촉진하는 등 국내 금융자본 육성이 필요하며 앞으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을 추가로 민영화할 경우 외국 사모펀드보다는 국내 금융자본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