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현주컴퓨터 전.현직 사장 법정싸움 비화
입력
수정
지난 11일 코스닥에서 퇴출된 PC 메이커 현주컴퓨터의 부도건이 전·현직 사장의 법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현주컴퓨터 창업자이자 전 사장인 김대성씨는 12일 강웅철 현주컴퓨터 사장을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 사장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증자대금 10억∼20억원을 돈세탁을 거쳐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했으며 고의로 부도를 내 현주컴퓨터를 파국으로 내몬 장본인"이라면서 "증거자료를 제출했고 증인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회사 매각 당시 부채를 뺀 자산이 70억원 이상이었고 증자대금과 사옥 매각대금 등 86억원가량의 자금도 새로 유입됐는데 부도가 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 사장이 경영에 충실했다면 결코 부도로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80년대 말 PC사업에 뛰어들어 현주컴퓨터를 한때 '국내 3위 PC 메이커'로 키웠던 김씨는 지난해 2월 회사를 강 사장에게 45억원에 넘겼다.
그로부터 1년2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현주컴퓨터는 24억원의 만기도래 약속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처리됐다.
김 사장과 강 사장은 나란히 현주컴퓨터에 보증을 선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연대보증인으로 돼 있어 24억원의 미결제 약속어음 때문에 다같이 자택이 가압류된 상태다.
김씨는 "매각대금 45억원 중 25억원만 받고 나머지는 강 사장에게 운전자금으로 빌려줬는데 한 푼도 회사에 쓰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아직 받지 못한 매각대금 20억원과 연대보증으로 물린 24억원의 채무를 감안하면 회사를 1억원에 판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 사장은"김 사장과의 거래는 개인적인 문제"라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선 현주컴퓨터를 살리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