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초읽기 ‥ IT·車 "우린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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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일보의 위안화 절상 보도가 당국의 부인으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국제 외환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위안화 절상은 이미 대세이며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대체적으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업종별로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 부정적,장기 긍정적
위안화 절상은 단기적으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유발해 대외 수출 감소→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신후식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2일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당장은 국내 기업의 수출 전망에 우호적"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는 곧 국내 기업의 수출 감소로 이어져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구희진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화로 평가한 중국 경제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내수경기가 진작되고 이는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 달러화 약세를 용인한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엔화의 급격한 절상이 단기적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를 야기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내수경기가 살아나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구 팀장은 따라서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침체할 경우 이를 매수 시점으로 활용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IT·자동차는 긍정적,유화·해운주는 부정적
업종별로도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종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국내 합성수지 수출의 절반이 중국으로 나가고,이 가운데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가공해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만큼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는 세계 석유화학 산업에 쇼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도 중국 내 구매력 향상에 따라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늘더라도 이는 고유가를 강화하는 쪽으로 이어져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해운주도 위안화 절상→중국 수출 감소 및 해운 수요 둔화→물동량 감소→해상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악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반도체 가전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대중국 수출 비중이 낮아 단기적 타격이 작은 데다 고가 제품 위주여서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가 예상돼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인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값싼 제품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섬유·의류 업종도 위안화 절상시 대중국 가격 경쟁력 회복에 따라 수혜가 점쳐진다.
항공 여행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중국 내 구매력 증대로 인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