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중공업 "이런 노조와...어떻게..."

“국민 여러분,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노사 대타협을 통해 회생의 실마리를 찾았던 통일중공업이 노사합의를 무시한 새 노조 집행부와 전환배치를 거부한 해고자들의 무력행사로 희망이 물거품될 위기에 놓이자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통일중공업 홍영기 대표이사 사장과 박재석 대표이사 부사장 등은 1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최근 노조 집행부와 해고자들이 임원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가담자 23명을 11일 창원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회사가 경영 정상화와 노사상생을 위해 전직원에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노사합의대로 휴업 휴가자들에게 평균임금 70%와 성과급 390만원까지 지급했는 데도 돌아온 것은 폭력뿐"이라며 "노사간 원칙과 룰을 팽개친 노조와 적당히 좋은 게 좋다고 야합하는 것이 올바른 기업 경영인지,도대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든 의문을 국민들께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새 노조 집행부와 해고자 50여명은 지난 9일과 10일 임원실 및 차량공장에 난입해 최평규 회장과 박재석 대표이사 부사장,한승엽 상무이사 등을 집단폭행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사태로 최 회장은 뇌진탕과 함께 목 허리 등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고 입원 중이며 박 부사장은 각종 타박상으로 전치 2주,한 상무는 왼쪽 발의 인대 파열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만성 분규 사업장에서 노사화합으로 돌아섰던 통일중공업의 노사관계가 다시 악화된 것은 해고자 복직 문제 때문. 홍 사장은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휴업 휴가자 250명 전원을 지난 1월 말까지 복귀시켰으나 89명은 원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복귀를 거부한 채 2개월이 넘도록 무단결근해 해고 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게 아니다. 금속노조와 사측은 그동안 모두 6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측의 구제신청과 임금청구 소송 포기를 전제로 일하기 원하는 해고 근로자는 복귀시켜 주물공장에 한시적으로 파견하고 복귀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명예퇴직 방법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노조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주물공장 파견 명령을 거부하고 무단결근한 해고자 89명에 대한 원직복직을 원칙으로 희망자에 한해 주물공장 파견 및 금속노조의 올해 중앙교섭과 집단교섭 참가 등을 주장,교섭은 끝내 결렬됐다. 문제는 새 집행부가 지난해 4월 노사합의된 휴업휴가를 "전 집행부가 사고를 친 것"이라며 전면 무시하고 있는 것. 노동부가 휴업휴가의 정당성을 인정했는 데도 상급 노동단체인 민노총 금속노조와 함께 노사합의서를 일방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더욱이 창원 지방노동위원회는 휴업휴가가 부당하다면서 89명을 원직 복귀시키라고 상반된 결정을 내려 통일중공업 노사갈등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노동부와 상반된 결정을 내린 지방노동위원회 결정에 불복,오는 26일 중앙노동위 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심판 결과에 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최종심까지 법의 심판을 받을 계획이다.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회사 경영진"이라며 "회사측이 지노위의 판정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에 강경대응하고 있어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태현.김홍열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