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한도 줄어든다..종전보다 10%이상 축소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한도 확대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한도확대 때 이용되는 '모기지신용보험' 연계 대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담보인정비율(LTV)도 시세 상한가가 아닌 평균가를 기준으로 적용토록 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에 "모기지신용보험(MCI:Mortgage Credit Insurance)의 보험료를 고객에게 부담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지도공문을 내려보냈다. MCI란 고객이 주택담보대출 한도에서 제외되는 '소액임차 보증금(1600만~2400만원)'만큼 대출을 더 받고자 할 때 이용하는 보증보험(보험료 대출액의 0.4%)이다. 보험료를 수익자인 고객에게 부담시키지 말라는 이번 조치는 사실상 대출을 금지한 것으로 은행들은 받아 들이고 있다. 금감원은 또 16일부터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담보인정비율(LTV:40~60%)을 아파트 시세의 평균치에 적용토록 했다. 은행들은 올 들어 대출경쟁이 심화되면서 LTV를 시세 상한가에 적용해 대출한도를 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소비자들이 주택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돈은 종전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한도 축소 MCI 보험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키지 말라는 금감원의 지침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보험료까지 부담해가면서 고객의 대출한도를 늘려줄 이유는 없다"면서 "사실상 MCI 연계대출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MCI 연계대출을 취급해 온 은행은 하나 신한 조흥 우리 등 4곳으로 대출 잔액은 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중 하나은행은 16일부터 모기지 신용보험 대출을 중단키로 했으며 신한 조흥 우리 등도 당분간 신규대출을 보류할 예정이다. MCI 연계대출 취급을 준비해 온 다른 은행들도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인정비율을 시세 평균가에 적용토록 한 조치도 대출한도를 크게 축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령 시세가 6억4000만∼7억2000만원인 아파트의 경우 종전에는 7억2000만원의 60%인 4억32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평균가 6억8000만원의 60%인 4억800만원만 대출 가능하다. 대출한도가 2400만원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다 MCI를 통한 추가대출 한도 2400만원까지 없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대출한도는 5000만원 가량 줄어들게 된다. ○서민 자금사정 압박할 수도 은행들은 금감원의 이번 조치에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둘러싼 은행의 과당경쟁을 자제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론 은행의 돈줄을 죄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번 조치 중 MCI 연계대출을 사실상 금지시킨 것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주장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MCI 연계대출을 받는 고객은 대부분 서민층"이라며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MCI 연계대출의 고객은 대부분 실수요 계층이며 서울 강남지역 등 투기지역에서는 MCI를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상품 취급을 재개하더라도 금리를 그 만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은행들은 다른 은행의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초기 6~12개월간 제공했던 0.2%포인트의 금리할인 혜택도 금감원 지침에 따라 16일부터 폐지한다. 다만 16일 이전에 대출약정이 이뤄진 건에 대해서는 금리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용어풀이] ○모기지신용보험=고객이 대출한도를 초과해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보증보험.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감정가에 해당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40~60%)을 적용한 뒤 여기서 방 1개당 800만원을 뺀다. 대출고객이 집을 전세를 준 뒤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소액세입자의 임차보증금(방 1개당 1600만원)은 최우선 변제순위여서 은행이 못받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 보험에 가입하면 소액보증금만큼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가령 시가 3억원짜리 아파트(방 3개)의 경우 담보인정비율 40%를 적용하고 방 1개당 800만원을 뺀 대출한도는 9600만원이지만 MCI를 통해 1억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