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창사랑.정사모.. 정치인 팬클럽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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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인들의 지지 모임인 '팬클럽' 결성이 활발하다.단순한 지지에서부터 열광적인 '팬'까지 그 성격도 가지각색이다.일부 유력 정치인 팬클럽들은 '제2의 노사모'를 꿈꾸며 정치 세력화 하고 있어 주목된다.
'준(準)사조직'양상을 띠는 경우마저 있다.지지 의원에 대한 열성이 지나쳐 라이벌 정치인이나 반대파를 겨냥해 온·오프라인 상에서 집단적인 ‘언어 뭇매’를 가해 논란을 빚기도 한다.
◆어떤 게 있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가 대표적이다. 회원 수는 3만4000여명이며 지난해 3월 만들어졌다. 연말까지 10만명의 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15일 워크숍을 갖고 한나라당 '개혁작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선언,파장이 예상된다. 또 한나라당 책임당원으로 가입키로 해 현실 정치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워크숍은 박 대표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열린우리당에선 유시민 의원 지지그룹이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은 '유빠'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유 의원의 든든한 후원군이 되고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겐 'GT클럽'과 네티즌 자원봉사단인 '김근태 친구들'이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지지자들은 '정사모(정동영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모임인 '창사랑'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조직된 '창사랑'은 지난달 대구에서 전국대표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조직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한나라당 소속 이명박 서울시장은 지난 2월 출범한 'MBLove-이명박 서울시장님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들(Mbshinwha)' 등이 대표적이다.
손학규 경기도지사에겐 지난해 7월 만들어진 'Power손'이 있다. 고건 전 총리의 경우 '고사모(고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우민회'가 지난달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반대파 공격 앞장
4·30 재보선 기간에 일부 박사모 회원들은 소장파를 비롯 박 대표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의원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축출'을 주장했다. 15일 워크숍에서 이들은 '일전불사'를 선언했다.
그러자 소장파들이 '발끈'했다. 소장파인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 의원은 "박사모의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은 한나라당의 앞날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진화 의원도 "일부에선 박사모가 아니라 당을 박살내는 '박살모'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의원 지지그룹은 노사모 출신들이 만든 국참연대를 '궁물 연대'라고 몰아세웠다. 또 구 민주당 출신을 '난닝구',전당대회에서 유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던 386 그룹에 대해선 '닝기리' 등 정체불명의 속어를 사용해 비판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