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中企 상생 대책회의] 간담회 어떤얘기 오갔나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대책회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회의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으로 예정됐으나 토론이 진지하게 이어지면서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회의 도중 예정에 없던 '티 타임'도 10여분간 있어 다양한 관심사로 환담이 이어졌고 토론만 1시간30분 가량 계속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발언기회를 가졌다고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전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분기별 점검회의,이달 중 영세중소기업 대책회의,6월 중 중소기업 금융대책회의,연말 2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대책회의 등을 차례로 열고 상생의 동반성장을 유도키로 했다. 다음은 주요 참석자의 발언요지. △이건희 삼성 회장=우리 경제계가 먼저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가 먼저 마련해 줘서 고맙다. 시기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가 유형에 따라 상생협력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고,일부에서는 경쟁이 강조되는 측면들도 있다. 그리고 1회적으로 끝나는 거래는 어쩔 수 없이 시장원리에 따라 해결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지만,자동차 전자처럼 계열화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대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경쟁에서는 대기업들이 다른 나라 대기업에 하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삼성도 노키아의 협력업체다. 영세업체와의 상생협력은 중요하다. 휴대폰 케이스를 만드는 금형 등 영세기술도 대기업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기 때문에 상생협력이 가능하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자동차는 글로벌화의 진행에 따라 국가 간,기업 간,협력업체 간 상생협력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현대자동차의 협력기업은 2,3중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8700여개에 달하고 이런 업체들이 2만여개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품질에 결함이 생기면 현대자동차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와 시너지효과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협력업체와 함께 투명경영을 적극 실천하겠다. △구본부 LG 회장=협력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금결제 강화,교육.혁신활동,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우량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윈.윈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기업 구매부에서 원가절감률 등의 실적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상생협력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LG의 경우 2003년도 정도경영에 대해 중소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동통신사업의 협력은 제조업과 약간 차이가 있는데 SK는 중소기업 협력강화를 위해 중소기업 스스로 기술적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업계 표준 등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예측 가능한 경영을 가능케 하고 현금결제,네트워크론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김용구 기협중앙회장=원자재값 상승이 중소기업의 큰 애로다. 제조원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중소기업의 범위도 좀 확대됐으면 좋겠다. △차정운 알에프텍 사장=대·중소기업이 상생하려면 중소기업들도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1협력기업 1핵심기술 확보' 전략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김동섭 컴윈스 사장(금형조합 이사장)=지난해 철강 비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30~40% 올라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업들이 상생차원에서,중소기업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점진적으로 조정해 올려주기를 바란다. △신달석 동명통산 사장(자동차공업조합 이사장)=자동차부품업체들은 설비와 인력 확충 요인이 발생해도 법적으로 중소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세제감면 등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행 중소기업법상 중소제조업은 자본금 80억원 미만,종업원 300명 미만으로 돼 있다. 허원순.송태형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