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주도주 '바통터치' .. '대망론' 고개

'소재주 지고, IT(정보기술)주 뜨고.' 국내 증시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1년간 증시를 이끌어온 철강 등 소재주가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반면 그동안 맥을 못췄던 IT(정보기술)주가 그 자리를 파고들며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증시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최근 외국인들도 IT주를 적극 사들이면서 'IT주 대망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힘빠진 소재주,떠오르는 IT주 철강업종 간판주인 포스코 주가는 작년 4월 이후 1년간 16만500원에서 17만9500원으로 11.8% 급등,종합주가지수 상승률(3.2%)을 크게 앞섰다. 반면 IT주의 얼굴인 삼성전자는 이 기간 57만5000원에서 45만2000원으로 21.4% 떨어졌다. 포스코를 앞세운 소재주가 증시를 떠받친 데 반해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IT주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소재주와 IT주의 분위기 역전이 감지된데 이어 16일에는 이 같은 흐름이 보다 분명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1.35% 오르며 3일 연속 상승세를 탔고 LG필립스LCD는 장중에 5만2800원까지 오르며 작년 7월 이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G전자와 삼성SDI도 나란히 1% 이상 올랐다. 반면 지난 3월 22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조정세를 면치 못하던 포스코는 이날 2.23% 떨어지며 나흘 연속 부진에 빠졌고 INI스틸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등 다른 철강주도 2~3% 넘게 급락했다. ◆일시적 현상 아니지만 매수 시점은 신중히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이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재주 침체,IT주 부각' 현상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실제 국제 철강가격(열연코일 기준)은 올 1월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돌아선 반면 대표적 IT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은 1월에 바닥을 치고 상승 중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시장에서도 철강가격이 하락하고 수입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이 연중 최고가를 찍으며 승승장구한데 반해 US스틸(철강) 알코아(알루미늄) 등이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3,4월에는 IT주를 대거 처분했던 외국인도 이달 들어서는 벌써 2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최근 7일간은 IT주 매수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하반기 IT 경기 회복을 겨냥한 외국인들의 선취매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소재주 약세와 IT 경기 회복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라며 "특히 국내 IT주가 그동안 못 올랐던 만큼 가격 메리트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잠복해 있는 상태여서 매수 시점은 신중하게 저울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김 연구원은 "이달 말 MSCI(모건스탠리지수)에서 대만 비중이 확대되고 한국 비중이 축소되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처분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주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