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씨의 일상으로 본 '2030년 한국'] 로봇과 인간,TV서 토론
입력
수정
불과 15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휴대폰이 동영상과 음악을 즐기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신할 것이라는 예상도 10년 전에는 거의 할 수 없었다.
기술 진보가 빠를수록 앞날 예측은 더욱 힘들어진다.
또 사회 변화가 더디게 진전될 때에는 기술예측이 너무 앞서갈 수도 있다.
현 위치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을 세워 추진하는 것은 국가의 내일을 보장하는 핵심이다.
예측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예측의 중요성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부가 내놓은 '과학기술 예측조사 2030'에서 엿볼 수 있는 2030년의 미래상을 가상인물 '미래'의 일상을 통해 그려본다.
[ 국가과학委 '과학기술 예측조사' 내놔 ]
### 1 미래와 로봇
가사로봇 '순이'가 미래의 달콤한 아침잠을 깨운다. 이 로봇은 이미 식탁에 아침을 준비해놨다. 미래가 세면을 하고 밥을 먹는 사이 순이는 이미 입고 나갈 옷을 들고 나온다. 물론 청소로봇 '돌이'는 벌써부터 청소를 한다고 야단이다.
비서로봇 '똑똑이'가 하루 스케줄을 설명하고 있다. 이 친구는 이미 오늘 미래의 감정과 스트레스가 어떠한지를 알고 있다. 최근 로봇 시장에 새로 나온 인간 감성을 읽어주는 칩을 내장했기 때문이다.
똑똑이는 인공지능 자동차와 우리말로 대화하면서 미래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틀어주도록 부탁한다.
출근하니 업무보조용 로봇 '일순이'가 오늘 결재목록을 핸드컴(손바닥만한 컴퓨터)으로 전송해 왔다. TV를 켜니 인간과 로봇 간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들은 로봇의 활약을 인정하면서도 로봇인간은 만들 수 없다며 인간과 로봇의 차이를 한창 떠들어대고 있다.
### 2 미래와 의료
미래는 갑자기 아랫배가 아프고 피곤한 기색이 들어 온라인으로 병원과 접속한다. 며칠 지나지 않아 몇 가지 알약이 배달돼 온다. 인체 내 각 장기로 이동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바이오 칩이다.
그 결과는 바로 미래의 모바일컴퓨터 및 자신의 질병상태와 예측을 담당하는 병원으로 통보된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질병을 점치는 예측시스템이 미래의 신체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결론을 냈다.
담당 의사는 곧 '스마트 약'이라고 불리는 '나노캡슐'을 보내온다. 이 캡슐은 특정 질병의 바이러스를 만나면 약물을 방출해 격퇴하는 특수 캡슐이다.
담당의사는 또 계속 배가 아파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아예 자기자신의 줄기세포로 배양한 새 장기를 이식받으라고 권한다.
### 3 미래와 우주
미래의 이번 주말 여행은 새 상품인 100km 우주여행으로 정했다. 100km지점 상공까지 상승,국제 우주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귀환하는 투어다. 값이 지난해보다 반으로 줄어들어 만원사례다.
여행사는 달여행 상품도 내년부터는 가격이 내리고 화성여행 상품도 곧 나올 것이라고 요란스럽게 광고했다.
우주선 창에서 내다보니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기가 우주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우주태양광 발전소 위성이 떠다닌다. 이 발전을 통해 지구 에너지 대부분을 해결한다는 게 여행사측의 설명이다. 국제 우주호텔에 도착해 멀리 달을 보니 '국제공동 우주공장'을 표시하는 광레이저 입간판이 선명하다. 알루미늄 티타늄 등 달의 광물자원을 이용,공해 없는 연료를 만드는 공장이라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홀로그램 TV에서는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온도를 높이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소식을 알리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