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국내선 더이상 못버텨" ‥ 대구 중소섬유업체 집단 '엑소더스'

국내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이 중국이나 이집트 등 해외로 공장을 집단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자수업계 대표 13명은 오는 24일 중국 산둥성과 이집트 카이로 등을 방문,이주지역을 찾기로 했다. 참가자는 강삼곤 대경산업 대표,김영수 영대산업 대표,이성태 한백섬유 대표,양영찬 예성텍스 대표 등이다. 이들은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등으로 국내에서 더 이상 제조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중국의 해안 및 내륙지방을 둘러보고 베트남과 이집트 등도 방문해 3~4개월 내에 이전 지역과 업체를 확정할 계획이다. 기계 자수업체인 대경산업의 강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고용비용이 현지보다 10~15배에 이르는 현실에 더 이상 국내에서 제조업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단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구지역 섬유업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실상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집단 이전시 해당 국가와 입지 세제 등의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업들과 동반진출을 모색 중이다. 자수의 경우 수십개 업체가 이전하면서 직물과 염색 봉제 등 단일 작업공정에 있는 업체들과 함께 나가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섬유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대구·경북지역의 다른 섬유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섬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 수만평의 공장용지 분양권을 가진 일부 국내 브로커들의 부추김도 공장 집단 이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